[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우리가 알던 '달콤한 로코남' 이동욱은 없다. 데뷔 이래 최대의 변신을 꾀한 배우 이동욱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남을 역대급 캐릭터와 연기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연출 이창희, 극본 정이도)가 단 4회 방송만으로도 시청자와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최고의 화제 드라마로 떠올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번 드라마는 '고시원에 모여 사는 살인마'들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첫 방송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은 '타인은 지옥이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시원 들어간 뒤 혼란을 겪는 주인공 종우 역의 임시완부터 이정은, 이현욱, 박종환, 이종옥 등 캐릭터들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원작 팬들의 기대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모든 배우가 기대를 받았던 건 아니다. 원작 웹툰에는 아예 없던 캐릭터인 치과의사 서문조, 그리고 그를 연기하게 될 이동욱에게는 기대보다는 궁금증이, 궁금증만큼 우려카 컸다. 원작에 없는 새로운 캐릭터의 투입 자체도 '악수'가 될 수 있는데, 그 캐릭터를 그동안 달달하고 스윗한 로맨스 장르의 남자주인공을 주로 연기했던 장르물 출연 경험이 전무했던 이동욱이 연기하게 됐기 때문.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고 이동욱이 연기한 서문조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이동욱은 존재 자체로 '타인의 지옥이다'의 완벽한 '신의 한 수'가 됐다. 1회 방송만 하더라도 이동욱은 친절하고 상냥한 동네 치과의사로 등장,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다른 캐릭터들에 가려졌던 게 사실. 이에 이동욱이 기존의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하는 친절한 조력자 정도의 역할에 그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2회 말미부터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서문조가 고시원 살인마의 리더인 줄만 알았던 유기혁(이현욱)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 섬뜩한 미소를 띄운 채 유기혁의 목을 조르며 "수고했어 자기야"라고 읊조리는 서문조의 모습은 시청자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친절하고 선한 듯 보이기만 했던 서문조가 사실 고시원의 무시무시한 살인마들을 모두 통제하고 지휘하는, 악의 최고 꼭대기에 있는 싸이코패스 살인마, 일명 '진짜 왕눈이'였던 것.
정체가 공개되고 본격적으로 극이 진행된 지난주 3회, 4회 방송에서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살벌한 싸이코패스 살인마 무리들을 예의바른 듯 서늘한 말 한마디와 표정으로 휘어잡고 종우(임시완)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음하며 드라마의 공포스럽고 기괴한 분위기를 최고로 끌어올리고 있다. 종우에게 인육 시식을 권하고 비릿한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맛을 음미하는 모습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동욱은 이런 탐미주의 싸이코패스 살인마 서문조의 캐릭터를 더욱 무시무시하게 그려내고 있다. 장르물은 물론, 데뷔 이래 처음 살인자 역을 맡은 이동욱은 처음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로코 이미지를 완전히 지웠다. 친절한 듯 섬뜩하고 다정한 듯 나른한 캐릭터 특유의 말투부터 미묘한 표정 변화, 비릿한 웃음까지 싸이코패스 서문조를 완벽히 그려내고 있다. 이동욱 특유의 새하얀 피부와 캐릭터의 예민함을 살리기 위해 체중 감량을 위해 만든 마른 몸까지 비주얼적으로도 캐릭터와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우려를 기대감으로, 기대감을 만족감으로 만족감을 놀라움으로 바꾼 이동욱의 놀라운 변신. 앞으로 이동욱이 그려나갈 서문조의 활약에 더욱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타인은 지옥이다'는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김용키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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