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인종차별은 프로선수들만 겪는 아픔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간, 수많은 꿈나무들도 피부색,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
올해 아홉 살인 발라즈는 잉글랜드에서 태어난 시크(Sikh)족이다. 인도 종교인 시크교 특성상 축구를 할 때에도 머리 위에 주라(Joora)를 이고 뛴다. 그 외에는 천진난만한 미소, 축구를 향한 열정 모두 잉글랜드인 또래들과 똑같다.
하지만 발라즈는 '다르다'라는 이유로 첫 번째 축구캠프에서 차별을 당했다. 친구들은 놀리듯 이름을 불렀고, 주라를 잡아당기기 일쑤였다. 발라즈가 영국공영방송 'BBC'와 한 인터뷰를 보면 "어디서 태어났니? 에이, 잉글랜드 출신일 리가 없잖아. 어디 먼 데서 왔겠지"라고 조롱하는 친구도 있었다.
눈물을 쏟으며 캠프에 가길 꺼리는 아들을 보며 부모는 '레이시즘(Racism)'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그 길로 캠프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곳에도 인종차별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3살 위 형들이 다가와 머리에 푸딩을 던지고, "갈색"이라고 놀렸다.
발라즈는 "어떻게 이런 식으로 끔찍하게 행동할 수 있을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무섭고, 두려웠다"면서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의 놀림은 멈출 줄 몰랐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학교 내 '평등위원회'에 가입했다. 그곳에서부터 인종차별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교사의 도움으로 차별반대 단체 '킥 잇 아웃'과 의견을 공유했다. 9세 소년의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은 영국축구협회(FA)의 눈에 띄었다. 'BBC'는 "발라즈는 2018년 잉글랜드 축구계의 마스코트였다. 대표팀 경기에서 모든 선수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발라즈는 "레이시즘은 레이시스트의 잘못이다. 내 잘못이 아니다"면서 "레이시스트들이 나의 꿈을 막을 순 없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또 다른 캠프인 브래드포드 시티에서 지도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꿈을 이어나가고 있다. 더 많은 어른들이 자신과 함께 인종차별을 위해 싸워주길 바라며.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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