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대한항공은 경희대 알렉스를 지명하겠습니다."
16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2020 KOVO 남자 신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위해 연단에 오른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침착하게 알렉스의 이름을 호명했다. 알렉스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장내에선 짧은 술렁임과 동시에 "와~!"하는 함성이 교차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알렉스는 박 감독으로부터 흰색과 하늘색이 담긴 대한항공 유니폼을 건네받아 입은 뒤 포즈를 취했다. '프로 선수'의 꿈을 안고 한국에 온 지 5년 만에 꿈을 이룬 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알렉스의 1라운드 지명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1m95의 좋은 체격과 센터, 라이트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 홍콩 청소년 대표로 출전한 2013 러시아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 득점 1위(149득점), 대학리그 블로킹 1위 등 검증된 기량은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 특별 귀화가 법무부로부터 받아들여질 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였다. 10월 8일 일반 귀화 신청 자격을 얻어도, 한국 국적 취득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외국인 선수 문제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았다. 배구계는 알렉스의 드래프트 지명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1라운드 지명 가능성에는 물음표를 달았다. 대한항공의 선택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 센터 포지션에서 우리가 선발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가 알렉스였다"며 "(알렉스가) 병역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 좋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당장 활용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보고 선택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귀화 문제를 두고도 "그런 리스크를 알고 선택한 것이다. 귀화 문제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귀화가 된다는 가정 하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행사 시작을 앞두고 너무 긴장돼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름이 호명된 뒤에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2018~2019시즌 성적 기준 하위 3팀이 경쟁한 1순위 지명권은 지난 시즌 최하위 한국전력이 가져갔다. 한국전력은 경기대 세터 김명관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됐던 김명관은 이번 드래프트 전부터 센터 송원근(인하대), 레프트 홍상혁(한양대)과 함께 드래프트 '빅3'로 지목됐다.
이번 드래프트엔 고졸 예정자 2명 포함 총 43명이 참가했다. 1~2라운드에서 각 7명, 3라운드 4명, 4라운드 3명, 수련 선수 8명 등 총 30명이 지명(70%)을 받았다. 42명이 참가해 24명이 지명됐던 지난해(57%)보다 지명률이 크게 높아졌다. 고졸 예정자로 얼리 드래프트 신청을 했던 장지원(남성고), 이정후(문일고)는 각각 우리카드, 삼성화재의 품에 안겼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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