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IA 타이거즈 조 윌랜드는 왜 남은 시즌 등판을 포기했을까.
KIA 박흥식 감독 대행은 윌랜드의 남은 시즌 일정 로테이션 이탈을 밝히면서 '본인의 요청'이 있었음을 밝혔다. 박 대행은 "윌랜드는 남은 기간 그만 던지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 본인의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다.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등판했던 윌랜드는 남은 기간 1차례 정도 더 마운드에 설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투수들의 등판 고사는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컨디션 등을 이유로 선발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어 스스로 등판을 포기하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다. 새 시즌 거취 여부와 관계 없이 시즌 전 계약서에 명시된 각종 옵션을 충족시켜야 한다. 28경기 165이닝 동안 8승10패, 평균자책점 4.75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윌랜드 입장에선 남은 등판 기회가 기록 관리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쇼케이스 무대'가 될 만했다.
윌랜드의 '등판 포기'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의 눈총이 따갑다. 결과와 상관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프로의 자세와 거리가 멀다는 것. 불똥은 윌랜드를 영입한 KIA 프런트의 결정을 성토하는데까지 이르는 모양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윌랜드 본인의 의사가 작용한 결정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윌랜드 스스로 KIA와의 결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팀 부진 속에 개인 성적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에서 윌랜드 스스로 투구에 대한 고집을 부리기엔 무리가 있다. 남은 기간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하는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윌랜드가 똑같이 선발 로테이션에 빠지지만 1군과 동행하는 양현종과 달리 함평 2군 구장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부분도 곱씹어 볼 만하다. 불투명한 거취 속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윌랜드가 팀 상황 등을 토대로 기회를 반납하면서 스스로를 관리하는 실리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등판을 끝으로 윌랜드와 함께 함평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터너도 결국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행은 윌랜드-터너의 빈 자리에 최근 상무에서 제대한 우완 사이드암 박진태(25) 등 젊은 투수들을 실험할 계획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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