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차기 사령탑 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롯데는 19일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67)을 비롯해 현역 시절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스캇 쿨바(53), 래리 서튼(49)과 미국 현지에서 대면 면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군과 협상 과정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기에 롯데 팬 뿐만 아니라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가 외국인 지도자와 접촉할 것이라는 예상은 일찌감치 나왔다. 이틀 전 성민규 단장이 시카고 컵스와의 사무-신변 정리를 위해 미국으로 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단순 개인 사정 때문에 시즌 중 미국행을 택했을 리는 만무하다는 게 대부분의 관측이었다. 성 단장이 차기 사령탑의 조건으로 선수들과의 교감 능력 등을 꼽았을 때부터 차기 사령탑 후보군을 외국인 쪽으로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일찌감치 후보군을 밝힌 부분은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 후보군이 미리 외부에 알려질 경우, 협상 과정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데다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점, 협상이 결렬된 이후의 후폭풍 등을 이유로 대상자 공개는 암묵적으로 금기시되는 부분이다. 성 단장 선임을 계기로 구단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김종인 대표이사의 강력한 의지, 구단 내부 뿐만 아니라 팬들도 수긍할 수 있는 투명한 프로세스를 만들겠다는 성 단장의 계획이 크게 작용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가 스스로 외국인 감독과 접촉 계획을 밝히자 팬들의 기대감은 크게 높아졌다. 최고 인지도는 로이스터 전 감독이다. 2008~2010시즌 3년 연속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끈 그가 주창한 '노 피어(No fear) 야구'에 대한 향수가 진하다. 그러나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타격 코치로 있는 쿨바, 서튼과 달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2015년 멕시칸리그를 끝으로 휴식 중이기에 현장 감각이 떨어진데다, 7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현실성은 가장 떨어지는 편이다. 다만 로이스터 감독이 최근 국내 유명 에이전트와 접촉하는 등 현장 복귀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어, 면접 과정에서 성 단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가 변수다.
쿨바는 롯데가 밝힌 3명의 후보군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마이너리그 싱글A와 더블A, 트리플A 등 각 단계를 착실히 거쳤고, 2015~2018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타격 코치로 재임하는 등 코칭 능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 2016년 SK 와이번스의 차기 감독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하는 등 일찌감치 국내 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서튼 역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타격 코디네이터,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코치 등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쿨바와 경합할 만한 후보로 꼽힌다. 다만 이들 모두 코치와는 다른 감독직, 현역시절과 크게 달라진 KBO리그 환경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 그에 걸맞은 청사진을 펼쳐낼 수 있을지가 문제다.
롯데는 외국인 지도자 뿐만 아니라 공필성 감독 대행을 비롯해 4~5명의 국내 지도자와도 면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지도자와 달리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접촉이 용이한 국내 사정, 그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기본적인 방향을 외국인 선임으로 잡았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언제든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의미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구단에서 외국인 지도자 선임으로 가닥을 잡는다고 해도 최종 결정권을 쥔 모기업의 선택에 따라 흐름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것도 국내 지도자 선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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