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유난히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첫 스크린 주연작 개봉이 많았던 2019년 극장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며 충무로 블루칩으로서의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웃을 수는 없었다.
올해 아이돌 출신 중 스크린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보여준 인물은 단연 소녀시대 윤아다. 윤아는 소녀시대 활동이 활발할 때부터 대표적인 '연기돌'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다만 스크린 데뷔는 2017년 '공조'가 처음이었다. '공조'에서 작은 조연으로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었던 윤아는 마침내 자신의 첫 주연 영화 '엑시트'를 통해 '배우 임윤아'의 가치를 제대로 새겼다. 극중 윤아는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에 휘말리게 된 평범한 회사원 의주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의 최강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조정석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의 존재감을 뽐냈다. 클라이밍을 기반으로 높은 곳으로 계속 전진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액션도 완벽히 소화했다.
흥행 성적 역시 대성공을 거뒀다. 가장 막강한 한국 영화들이 맞붙는 여름 극장가에서 '사자', '나랏말싸미', '봉오동 전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을 꺾고 무려 940만 관객(23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하며 여름 대전의 승자가 됐다. 개봉 석 달째인 현재까지도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4년 '수상한 그녀'에서 조연으로 스크린과 만난 B1A4 출신 진영 역시 올해 1월 개봉한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 '내 안의 그놈'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내 안의 그놈'은 개봉 전 까지만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마이너 영화'로 꼽혔다. 현실은 또 달랐다. 개봉 직후 유쾌한 유머와 진영의 자연스러운 연기 등에 힘입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반전 흥행을 거뒀다. 19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150만명)을 가뿐히 넘어섰다. 2019년 한국영화 중 첫 번째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됐다.
진영은 극중 내성적인 왕따에서 하루 아침에 학교를 장학하게 된 '인싸'(인사이더) 고등학생이 된 주인공 동현 역을 맡았다. 연기 경력이 오래된 배우들도 꺼리는 1인 2역 연기를 어색함없이 소화하며 첫 번째 주연으로서 부족함 없이 극을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임시완과 도경수를 잇는 차세대 충무로 연기돌로 우뚝섰다.
영화 '감시자들', '스물' 등으로 이미 스크린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주목받았던 이준호는 자신의 첫 원톱 주연작인 '기방도령'으로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결말은 아쉬운 실패였다. 이준호는 극중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색 허색 역을 맡아 능청스러우면서도 오버스럽지 않은 코믹 연기로 여전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영화가 그의 연기력을 받쳐주지 못했다. 주제와 유머가 어울리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으며 28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대표 연기돌로 우뚝 선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박형식에게도 첫 스크린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의 첫 스크린 도전작이자 주연작인 영화 '배심원들'은 5월 개봉해 최초의 국민 참여 재판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28만명을 모으는데 그쳐 흥행에는 실패했다. 얼떨결에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청년 사업가 권남우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지만, 영화의 흥행 실패로 인해 큰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에이핑크 정은지와 씨스타 출신 보라 역시 각각 웹툰을 원작으로 한 호러 영화 '0.0Mhz'와 가족 코미디 영화 '썬키스 패밀리'로 스크린에 도전했지만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5월 개봉한 '0.0MHz'는 원작 웹툰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13만명밖에 동원하지 못했고, '썬키스 패밀리'는 누적관객 3만명이라는 처참한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두 영화 모두 비평면에서도 혹평을 면치 못했다.
아이돌의 스크린 주연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5일에는 군 복무중인 샤이니 민호가 주연을 맡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 개봉해 관객을 만난다. 극중 최민호는 유격대의 에이스 분대장 최성필 역을 맡았다. 가슴 아픈 역사를 기반으로 한 전쟁 영화에서 최민호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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