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좋은 결과가 안 나올 때 과거의 좋았을 때와 현재를 비교한다. 삼성 라이온즈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이같은 고민에 2년 동안 빠져 있었다.
오치아이 코치가 삼성에서 투수코치를 맡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이었던 2010~2012시즌 3년 동안은 좋은 기억이 많았다. 그사이 삼성은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통합우승을 달성한 2011~2012년에는 팀 평균자책점 리그 1위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에 다시 복귀한 뒤 삼성은 계속 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선수들이 야구에 임하는 자세도 예전과 달리 프로선수 답지 않은 모습이 보인다고 오치아이 코치는 느끼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선수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걱정했던 한 선수가 올해 선발투수로서 열매를 맺었다. 프로 13년차 좌완 투수 백정현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예전에 내가 삼성에서 코치를 했었을 때, 그리고 올 시즌 초반까지 백정현은 의사 표현을 잘 안하는 선수였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더라도 깊게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도중에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말 백정현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 때 숙소에서 오치아이 코치의 방을 일부러 찾았다. 그 이유를 백정현은 이렇게 회고한다. "투구폼을 짧게 하고 싶었는데 혼자서 생각했을 때는 답이 안나왔다. 그래서 오치아이 코치님께서 직접 조언을 받고 싶어졌다."
백정현은 그때 투구시 왼쪽 팔의 스윙이 크고, 공이 빠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해결을 못한 채 던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을 계기로 오치아이 코치와 투구폼 수정 훈련에 들어갔다.
투구 동작에 들어갈때 공을 잡은 손의 손등을 위쪽으로 보이면서 스윙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팔이 몸에서 가까운 위치를 통과하며 스윙이 짧아진다. 투구폼 수정을 거듭한 백정현은 그 날 이후 간결한 팔 스윙을 만들었고, 곧바로 6월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9이닝 4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달성했다. 백정현의 완봉승은 프로입단 이후 처음이었다. 제구력과 투구 밸런스가 확실히 좋아진 백정현은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8승 10패 평균자책점 4.24, 157이닝을 던지며 규정 이닝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은 예전과 똑같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스스로 자기에게 필요한 훈련을 하게 됐다" 고 백정현을 평가했다. 밖에서 봐도 백정현의 표정은 예전에 비해 자신감이 엿보인다.
선수를 키우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오치아이 코치는 우승을 경험한 7,8년 전에는 못했던 백정현의 성장을 볼 수 있게 됐다. 좋았을 때와 비교할 필요가 없는 새로운 기쁨이었다. 또 오치아이 코치는 삼성의 다른 투수들도 백정현처럼 변화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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