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산=조지영 기자]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내 우익과 정부의 압박 속에서도 영화의 힘을 믿고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전설적인 여배우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그녀와 딸 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작품이다.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이 가세했고 '바닷마을 다이어리'(15) '세 번째 살인'(17) '어느 가족'(18)을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 영화가 아닌 첫 글로벌 프로젝트로 전 세계 관심을 받고 있다.
'세 번째 살인'으로 제22회 부산영화제에 참석하며 부산과 인연을 쌓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로 2년 만에 부산을 찾았고 특히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더욱 의미 있는 해를 만들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내 우익 세력과 정부에 대한 압박 속에서도 부산영화제에 참석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제외 국가로 지정하는 등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가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반일 감정 또한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현상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첫 번째 준 질문(영화 속 진실에 대한 메시지)이 더 어렵게 다가온다"며 얼어붙은 장내 분위기를 유연하게 풀어냈다.
모더레이터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질문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이왕이면 작품에 관한 질문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질문에 노코멘트 해도 괜찮다"며 게스트를 위한 배려를 당부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부담 속에서 자신의 소신을 "5년 전 부산영화제가 정치적인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울 수 있었던 상황에 직면했다. 전 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에 지지의 뜻이 담긴 목소리를 냈고 나 역시 연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서 부산영화제가 지금의 자리에 온 것 같다. 그 당시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했고 잘 견딘 것 같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연대함으로서 이런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이 자리에 왔다. 영화의 힘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이 자리에 와있다"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한편, 올해 부산영화제는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10일간 부산 일대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6개 극장 37개 스크린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초청작 299편(85개국),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45편(장·단편 합산 월드프리미어 118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리사 타케바 감독)이, 폐막작은 한국 영화 '윤희에게'(임대형 감독)가 선정됐다.
부산=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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