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스포츠조선 이원만] 한국 남자 당구 3쿠션의 쾌청한 미래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확인됐다. 비록 좌장 격인 조명우(21)는 주니어를 졸업했지만, 그 뒤를 잇게 될 후진 세력들이 만만치 않다. 앞으로도 당분간 주니어 무대는 한국 선수들이 지배하게 될 듯 하다.
2019 세계캐롬연맹(UMB)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막을 내렸다.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조명우(21)를 필두로 고준서(20) 조화우(17) 김한누리(16) 등 4명의 선수가 참가했는데, 전원이 첫날 조별 예선을 거쳐 16강에 진출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이 가운데 조명우와 고준서, 조화우가 4강에 진출했다. 톱 4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졌다. 결국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히던 '디펜딩 챔피언' 조명우가 모두의 예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대회 2연패로 자신의 마지막 주니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한 고준서가 준우승, 조화우가 공동 3위를 기록해 나란히 수상대에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완전히 물 오른 기량을 보여주며 더 이상 주니어 무대에 적수가 없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그렇게 주니어 무대에 작별을 고했다. 이쯤에서 조명우가 '졸업'했으니 내년 대회부터는 한국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조명우의 우승 말고도 의미가 큰 소득을 얻었다. 바로 '차세대 주역'들의 가능성 확인이었다.
조명우를 제외한 세 명의 대표 선수들, 고준서 조화우 김한누리는 모두 이번에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나선 선수들이다. 국내 무대가 아닌 해외에서 전 세계의 또래 선수들과 대결을 펼친다는 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부담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혀 위축된 기색 없이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그러면서 '경험'이라는 값진 열매를 맛볼 수 있었다. 예선에서 고전한 대표팀 막내 김한누리조차도 16강에 올라 조명우와 한판 승부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고준서는 조별예선부터 준결승까지 5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역전의 승부사'로서의 이미지를 전 세계의 경쟁자들에게 각인시켰다. '포기를 모르는 사나이', '앞서고 있어도 방심할 수 없는 플레이어'로서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조화우 역시 10대임에도 경기 운영이나 샷의 정확도, 강한 정신력 등을 앞세워 준결승까지 승승장구 하며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조명우의 아우라에 한번 놀란 세계 당구인들은 그 뒤를 잇게 될 한국의 어린 선수들을 보며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1년 뒤 한층 더 성장해 있을 고준서와 조화우, 김한누리가 분명 주니어 선수권에서 올해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대회장을 지배했다. 조명우 역시 "고준서 등 후배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특히 고준서는 계속 역전했는데, 주니어 무대에서는 지고 있는 경기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정말 대단하다"면서 "후배들이 앞으로도 계속 주니어 선수권 우승을 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3쿠션의 앞날이 지금보다 더욱 환하게 빛날 듯 하다.
발렌시아(스페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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