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
부산 KT는 7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서울 SK에 80대88로 패했다. 4000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KT스포츠 유태열 사장과 임직원들이 부산까지 내려와 응원을 보냈지만 SK에 패하고 말았다.
패배에는 여러 원인이 있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느낀 아쉬움은 바로 새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KT는 새 시즌을 앞두고 2m12의 장신 센터 바이런 멀린스와 다재다능한 윌리 쏜튼을 영입했다. 두 사람 모두 이름값만 놓고 봤을 때 수준급이라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비시즌부터 좋지 않은 소문이 생겼다. 두 외국인 선수가 한국 농구에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점, 특히 멀린스는 신경질적이고 인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멀린스는 농구 관계자들 사이 교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개막전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활약은 어땠을까. 일단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멀린스가 18득점 6리바운드, 쏜튼이 12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봤을 때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멀린스의 경우 키가 압도적으로 커 제공권 싸움에서 유리했지만, 정작 상대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공격에서는 손쉬운 골밑슛을 자주 놓쳤다. 2점슛 성공이 10개 시도 중 5개였다. 결정적으로 수비에서 발이 너무 느려 워니의 돌파에 속수무책이었다. 백코트 속도가 너무 느리다보니, 상대에 손쉬운 속공 찬스를 내주기 일쑤였다. 동료의 플레이 실수에 짜증을 내다 백코트를 안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골밑에서 경기가 안풀리자 픽앤팝 플레이를 통해 3점슛 2개를 성공시켰는데, 멀린스가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면 KT가 준비한 공격 플랜이 망가지는 길이다.
쏜튼의 경우 3점슛이 5개 시도, 1개 성공으로 말을 듣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무난했는데, 그렇다고 강한 임팩트를 주지도 못했다. 한 전문가는 쏜튼에 대해 "5~6년 전 KBL에 와달라고 사정할 때는 정말 좋은 선수였으나, 지금은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총평했다. 쏜튼은 한국나이로 37세다.
사실 서동철 감독의 계산은 멀린스를 주축으로 삼고, 쏜튼이 10~15분 정도 백업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쏜튼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멀린스에 대한 상황이 꼬이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서 감독은 "사실 멀린스의 인성 얘기는 나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같이 생활해보니 완전 딴판이다. 순한 양이다. 너무 시키는대로만 해 문제"라고 말하며 "어떤 문제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국 농구와도 맞지 않고, 자신감을 잃은 상태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지적을 받으면 그걸 마음에 두더라. 나도 지도 방법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멀린스의 상태를 감안해 쏜튼을 1번 옵션으로 활용하겠다고 했고, 실제 개막전에도 선발로 투입했는데 쏜튼도 시원치 않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감독은 경기 후 "멀린스는 그런대로 제 역할을 해줬는데, 쏜튼의 플레이에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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