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결국 김하성의 발이 시리즈 명암을 갈랐다.
김하성은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5번 타자로 출전했다. 전날 1차전에 LG 배터리의 집중견제 속에 도루자와 견제사를 범하며 보크논란까지 일으켰던 장본인.
키움 벤치는 김하성에게 다른 임무를 맡겼다. 김하성의 5번 배치. '찬스메이커→해결사'로의 역할 변화를 의미했다. 장정석 감독은 "김하성 선수는 클러치 능력이 있는 선수다. 어제 2안타가 타점이 안됐는데 오늘은 타점으로 연결 시키고 싶다"며 웃었다. 전날 미스에 대한 부담도 덜어주려는 차원의 배려도 있었다. LG 배터리의 집중 견제를 당하는데다 좌완 차우찬이라 2루를 훔치기가 쉽지 않다는 상황도 고려했다. 장 감독은 "오늘 움직이긴 쉽지 않을 거 같다. 어제 윌슨도 준비를 잘해서 나왔다. 시즌보다 (퀵모션이) 빨랐다. 오늘 벤치도 다른 작전을 한다든지, 공격적인 작전을 한다든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김하성의 발'이었다.
4-4로 팽팽하던 10회말. 선두 타자 김하성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보내기 번트로 2루에 안착한 김하성은 끊임 없는 스킵 동작으로 LG 투수 진해수를 괴롭혔다. 빠른 견제에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1사 2루, 주효상과의 풀카운트 승부. 김하성의 깊은 스킵을 의식한 진해수는 다시 한번 빠르게 2루에 공을 던졌다. 하지만 사인이 맞지 않았다. 유격수도 2루수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지 않았다. 공은 수비수 없는 2루 베이스 쪽을 향했다. 급히 귀루하던 김하성이 이 송구를 감각적으로 피했다. 공은 중견수 쪽으로 빠졌고, 김하성은 3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착했다. 주효상의 땅볼이 전진수비하던 2루수를 향했다. 윤진호가 가까스로 잡아 홈으로 뿌렸지만 맞는 순간 스타트를 끊은 김하성의 발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밟고 지나갔다. 5대4 역전승을 완성하는 순간. 결국, 전날부터 그토록 봉쇄하려고 했던 김하성의 발이 탄탄했던 LG 수비에 자멸을 불러왔다. 기나긴 연장승부를 마감하는 승부처였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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