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7명은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한다면 진료비를 더 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국 성인남녀 3070명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이용 현황과 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증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면 진료비나 약값을 더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70.8%였다.
이는 '대학병원에 가든 동네의원에 가든 동일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20.1%)보다 3배 많았다. 9.0%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0대에서 50대로 올라갈수록, 거주 지역 규모가 클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응답자의 92.1%는 최근 1년 이내 치료·검사·검진을 받기 위해 한 번이라도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 방문 의료기관(복수응답)은 '동네의원' 85.3%, '치과의원·치과병원' 56.3%, '병원·종합병원' 48.0%, '한의원·한방병원' 33.8%, '보건소' 19.6%, '상급종합병원' 16.0%였다.
상급종합병원 이용 사유는 '동네의원이나 중소병원 의사의 의학적 권유'가 34.2%로 가장 많았고,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서'(25.8%)가 두 번째였다.
이용자 10명 가운데 6명은 의학적 권유나 중병으로 대형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그러나 '의학적 소견은 없었으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고 싶어서'(16.8%), '동네의원이나 중소병원을 믿을 수가 없어서'(11.0%), '의료비가 낮아져서 이왕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고'(1.8%) 등의 의견도 있었다. 결국 질병의 경중에 상관없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도 여전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최근 1년 이내 의료 이용량이 증가했는지에 대한 조사한 결과, 55.7%는 '1년 전과 비슷했다', 27.1%는 '늘어났다'고 답했다. 이용량 증가의 주된 이유는 '없었던 질병이 생겨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으려고'(76.8%)였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으나 의료비가 낮아져서'(4.8%)라는 응답은 많지 않았다.
아울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으로 그간 치료를 못 받았던 사람들의 이용이 늘어난 것'이라는 평가가 49.8%로 '경증질환임에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견(37.6%)보다 많았다. '잘 모르겠다'고 판단을 유보한 응답은 12.6%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의료 이용 현황과 이용 동기 등을 토대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이용 경향을 분석하고, 현재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정책 이슈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해, 향후 건강보험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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