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한화 이글스 신임 단장은 지난 2일 '단장 면접'을 봤다. 그리고 6일째 되던 8일 오전 단장선임 최종확정 연락을 받았다. 곧바로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과 전화통화를 한 뒤 8일 저녁을 김 감독과 함께하며 의견을 나눴다. 정 단장은 방송해설위원과 야구대표팀 투수코치를 겸하고 있었다.
정 단장은 "누구보다 먼저 축하를 해주신 분은 김경문 감독님이셨다. 정말 죄송한 마음 밖에 없다. 한화에 산적한 현안이 많아 프리미어12까지 함께하기 힘든 상황이다. 두 개를 병행하다 하나라도 소홀한다면 더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을 직접 만나 양해를 구하는 것이 그나마 도리라고 생각했다. 수년전에도 감독님이 함께하자고 하셨는데 어렵사리 기회가 왔는데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더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후배를 격려했다.
정 단장은 8일 전화상으로 구단의 대략적인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만큼 한화는 숨가쁜 스토브리그를 예고하고 있다. 방출선수 명단을 작성해야하고 다음달 열리는 2차 드래프트 등 선수단 대폭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미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는 정 단장이 처음이다. 계약중에 중도하차한다는 것에 대해 일부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감독이나 단장처럼 더 높은 곳으로의 영전은 어느정도 묵인하는 분위기다. 내부인원들도 비난보다는 박수로 보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회란 것이 매번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도 단장 영입 시기를 놓고 고민했지만 이왕 선임하려면 좀더 서두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대표팀과 김경문 감독이 새 투수코치를 찾을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화 박종훈 전 단장의 공식임기는 10월말이지만 정 단장은 8일부터 빠르게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있다.
최근 KBO리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선수 출신 단장'은 리더십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단장은 감독만큼이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선수 트레이드와 신인 드래프트, 육성파트와 트레이닝, 그리고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예전에는 현장에서 상당부분 관여하던 선수단 핵심업무가 단장의 지휘 아래로 넘어오고 있다. 일부 구단은 이미 이를 시스템화 했다. 단장의 할 일, 권한, 칭찬, 비난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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