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7년간 삼성화재는 외국인 공격수 포지션을 레프트로 뽑았다. 가빈 슈미트 이후 쿠바 출신 레오가 2012년 9월부터 삼성화재 왕조의 마지막 방점을 찍었고, 네덜란드 출신 타이스가 2016년부터 세 시즌을 뛰었다. 라이트에는 박철우(34)가 있었다. 남자부 7개 팀 중 라이트 공격수를 토종으로 활용하는 건 삼성화재가 유일했다.
하지만 올 시즌 변화를 택했다. 외국인 공격수 포지션을 라이트로 변경했다. 결국 박철우는 자신의 배구인생의 자존심과 마찬가지였던 라이트를 외인에게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해야 했다. 물론 라이트 공격 훈련도 병행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미국 출신 조셉 노먼 대신 대체로 영입된 이탈리아 출신 산탄젤로가 라이트에서 흔들릴 경우 박철우가 언제든지 투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철우의 마음은 착잡했을 터.
하지만 박철우는 덤덤했단다. 구단 관계자는 "신진식 감독님과 외인 포지션을 라이트로 가자고 결정한 뒤 철우와 면담을 가졌는데 오히려 철우가 괜찮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철우는 본인이 스타보다 선수로 오래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하더라. 철우의 헌신 덕분에 팀이 외인 라이트 전환에 따른 시행착오를 빠르게 줄일 수 있었다. 철우도 센터와 라이트를 병행하며 열심히 훈련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9~2020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선 센터가 아닌 라이트 공격수로 출전했다. 산탄젤로가 발목 부상 이후 팀 훈련에 참가한 지 4~5일밖에 되지 않아 아직 경기에 투입될 몸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박철우는 제 몫을 해줬다. 20득점, 공격점유율 45.88%, 공격성공률 48.72%.
박철우가 센터로 투입되면 공격첨병 역할을 할 자원이 많아진다. 산탄젤로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전위 세 포지션(레프트, 센터, 라이트)을 모두 소화하면서 박철우가 라이트 공격수로 투입될 시 센터와 레프트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센터에는 전문자원인 박상하와 지태환이 기본적으로 투입되겠지만, 박철우와 산탄젤로까지 합세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많은 변수에 사로잡혀 있다. 지난 우리카드전에선 주전 세터 김형진이 어깨 타박상으로 1세트 초반 교체되기도 했다. 그러나 팀 사정이 어려울 때 베테랑의 헌신은 젊은 선수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약이 된다. 박철우는 삼성화재에서 그런 존재다 대전=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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