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KBO리그 역대 첫 '한국시리즈 부자(父子) MVP' 탄생도 꿈만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에서 누가 MVP를 수상할지도 관심사다. MVP 수상은 곧 팀 우승의 일등공신을 의미한다. 개인 활약과 함께 승리까지 챙겨야 가능한 일. 박세혁(두산)과 이정후(키움)는 나란히 '부자(父子) MVP'를 노린다. 박세혁의 아버지 박철우 두산 퓨처스 감독이 1989년,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퓨처스 총괄 코치가 1993년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이정후는 이미 새 역사를 썼다.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 맹타를 휘두르면서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부자(父子)가 포스트시즌에서 나란히 시리즈 MVP를 수상한 건 KBO 역대 최초의 일.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까지 노리고 있다.
'3번 타자' 이정후이기에 더 기대를 모은다. 데뷔 후 줄곧 리드오프를 맡아온 이정후는 올 시즌 3번 중책까지 맡았다. 서건창-김하성으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하면서 이정후가 3번에 배치는 되는 경기가 종종 생겼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워낙 잘치는 타자다. 향후에는 이정후가 3번 타자를 맡아줘야 한다. 3번이 더 어울린다. 분명 장타력도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 기대에 보답하듯 이정후는 정규시즌 3번 타자로 타율 3할6푼6리(194타수 71안타)로 활약했다.
프로 3년차 답지 않게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선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대신 호수비로 제 몫을 해냈다. 올해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안타를 치며 부담을 덜었고, 1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이정후의 몸이 풀렸다. 그러더니 플레이오프 3경기에선 8안타를 몰아쳤다. 2루타 2개를 때려내는 등 한국시리즈 진출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감독과 동료들도 엄지를 치켜세운다. 장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정말 최고의 선수다. 신인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무서움이 느껴질 정도로 3~4안타씩을 쳤다. 나는 기회를 준 것 뿐이지, 특별히 해준 건 없다. 내가 더 덕을 보고 있다. 앞으로도 충분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지금처럼만 노력해주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함께 참석한 이지영도 "(이)정후가 MVP를 탈 것 같다.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상승세를 꺾지 못할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이정후의 시선은 MVP보다 우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10년 전 아버지가 우승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이번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MVP를 노린다고 탈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플레이오프 때처럼 내 할 일만 신경 쓰고 있다. 팀 승리 하나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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