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캡틴 아메리카'가 마침내 잠에서 깼다.
800억원이 넘는 이적료를 받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첼시로 이적한 미국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안 풀리시치(21)가 해트트릭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27일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퍼펙트 해트트릭'(왼발·오른발·헤더)을 작성하며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1분 상대진영에서 공을 인터셉트해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골문 우측 하단을 찌르는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45분에는 박스 안 오른발 슈팅, 후반 11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 소속으로 퍼펙트 해트트릭을 작성한 선수는 2010년 5월 디디에 드로그바 이후 풀리시치가 처음이다.
풀리시치에게 이 경기는 '뒤늦은 신고식'과 다름없다. 그는 이전 6경기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갔고, 풀타임 출전은 지난 8월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이 유일했다. 또래 선수인 타미 아브라함과 메이슨 마운트의 활약과 비교되면서 '먹튀'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풀리시치는 "묵묵히 기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고, 그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팬들은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을 언급하며 지난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구 에이스' 에당 아자르를 대체해줄 거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풀리시치는 지난 23일 아약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원정경기에서도 놀라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후반 중반 교체투입해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아약스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후반 41분 터진 미키 바추아이의 선제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풀리시치는 여름에 (골드컵 출전으로 인해)일주일 밖에 쉬지 못했다"고 시즌 초반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한 이유를 설명한 램파드 감독은 "교체로 투입된 경기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선발 출전의 자격을 증명했다. 오늘 활약이 그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풀리시치는 "처음 몇 달간은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몇몇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뒤 벤치로 물러나길 반복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오늘 선발로 투입돼 기뻤다. 매우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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