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자리매김한 박항서 감독(60)이 역대 최고 연봉으로 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에 합의했다. 새로 받게 된 연봉이 역대 국내 출신 한국축구 A대표팀 사령탑과 맞먹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박항서 감독 측은 "여전히 여기서 할 일이 많다. 지금은 베트남을 떠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 감독과 베트남축구협회는 최근 재계약 조건에 합의했다. 계약기간은 3(2+1)년이며 연봉은 베트남 역대 A대표팀 사령탑 최고 대우다. 연봉은 양측이 비공개하기로 했다. 베트남축구협회 안팎에선 박 감독의 연봉이 이번 새 계약을 통해 200% 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박 감독은 2017년 9월 처음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할 당시 연봉은 2억원(이하 추정)으로 알려졌다. 200% 이상 인상이 사실이라면 연봉이 6억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베트남축구협회가 지난 2년 동안 베트남 축구의 격을 끌어올린 박항서 감독을 한국 토종 A대표팀 사령탑과 같은 대우를 해줬다는 얘기도 돌았다. 가장 최근 국내 한국 A대표팀 사령탑은 신태용 감독으로 지난해 월드컵대표팀을 이끌 당시 연봉이 6억5000만원(추정)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축구협회가 박 감독에게 이런 최고 대우를 해줄만 하다. 박 감독의 지난 2년 실적을 보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만약 그를 잡지 않았다면 다른 곳에서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한다. 박 감독의 지난 2년, 베트남 축구로서는 신기원이었다. 그가 선수들을 이끌고 나간 대회 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 났고, 그때마다 베트남 국민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그 시작은 2018년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이었다. '쌀딩크' 열풍이 베트남을 강타했다. 박 감독의 지도력은 행운이 아니었다.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4강에 올랐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통하는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해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박 감독의 지도력과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그는 '실리축구'를 정착시켰다. 흔들렸던 베트남 수비에 밸런스와 조직력을 입혔다. 지금의 베트남 수비는 '짠물수비'로 변신했다. 감독을 믿고 따르는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죽기살기로 뛴다. 박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기 자식 처럼 챙겨주고 보살핀다.
박항서의 베트남 축구는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졌다. 올해 1월 UAE 아시안컵에선 8강에 올랐다. 베트남 축구팬들의 눈높이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베트남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은 꿈이다. 현재 베트남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G조서 2승1무로 순항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 측은 "일부에선 '박수칠 때 떠나라'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이 떠날 때가 아닌 것 같다. 박항서 감독은 여전히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본다. 박 감독이 재계약으로 마음을 굳힌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축구협회의 재계약 과정은, 기간이 좀 걸렸지만 협상은 순조로웠다고 한다.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여러 클럽과 국가에서 감독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 의리를 지키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박 감독은 이번 재계약으로 베트남 역대 최장수 A대표팀 감독이 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최장 기간 감독은 엔리케 칼리스토 감독(포르투갈 출신)으로 2년9개월간 일했다.
박 감독은 14일(UAE)과 19일(태국) 연달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또 12월에는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안게임에 나가 우승에 도전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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