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모처럼 팬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대전 시티즌이라는 이름으로 치르는 마지막 홈경기.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5일 대전 시티즌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스포츠조선 5일 단독 보도> 대전은 다음 시즌부터 기업구단으로 변모, 새롭게 출발한다. 대전 시티즌은 이날 마지막 홈경기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구단을 빛낸 '대전의 레전드' 김은중과 '대전의 아들' 황인범을 초청했다.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승리로 방점을 찍었다. 대전은 먼저 페널티킥으로 실점을 했지만 김승섭 김 찬 윤성한의 릴레이골이 터지며 '우승팀' 광주를 3대1로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2만여명의 팬들은 대전 시티즌의 마지막을 뜨거운 박수로 배웅해줬다.
최초의 시도민구단은 대구FC였지만, 시도민구단의 대표는 대전 시티즌이었다. 1997년 창단한 대전 시티즌은 2006년 시민주 공모를 통해 시민구단으로 전환됐다. K리그의 한축이었던 시도민구단의 얼굴로 10여년간 중심에 섰다. 2001년 시민구단 최초로 FA컵을 거머쥐었다. 2003년 멋진 경기력과 북적이는 경기장, 환상적인 분위기로 '축구특별시'라는 멋진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4년에는 시민구단 최초로 K리그2(당시 챌린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가난한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부자 기업구단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부정적인 이슈 마다 중심에 서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이제 대전 시티즌은 새로운 시대를 연다. 최초의 역사를 쓴 팀 답게 처음으로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대전 시티즌이 전환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전환 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실 시도민구단 창단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하며 생긴 경기장을 활용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 물론 올 시즌 DGB대구은행파크를 개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알린 대구 같은 사례도 있지만, 냉정히 시도민구단은 K리그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프로축구계가 대전 시티즌의 기업구단으로 전환을 환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전 시티즌의 새로운 행보는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 광주도 기업구단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일단 대전 시티즌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마무리가 좋아야 시작도 좋은 법이다. 대전 시티즌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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