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시리아에 패한 뒤 전격 사퇴했다.
리피 감독은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막툼 빈 라시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월드컵 2차 예선 A조 4차전을 마치고 "상대가 우리보다 경기를 잘했고, 이길 자격이 있다. 나는 패배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도 리피 감독의 사의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2016년 10월부터 중국 대표팀을 맡아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탈락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았던 리피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5월 복귀했으나 반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홈 팀인 시리아의 정세 불안으로 제3국인 UAE로 옮겨 열린 이날 2차 예선 4차전에서 중국은 1대2로 졌다. 전반 19분 오사마 오마리에게 얻어맞은 선제골은 전반 30분 우레이의 동점 골로 만회했지만, 후반 31분 장린펑의 자책골이 나오며 패배를 떠안았다. A조 톱시드인 중국은 이로써 승점 7을 기록, 4전 전승의 시리아(승점 12)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이번 2차 예선에선 각 조 1위 팀이 최종예선에 직행하고, 2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도 합류하는데, 현재 중국은 3위 필리핀과 승점이 같아 2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피 감독은 "필리핀, 시리아와 만나서는 우리의 축구를 하지 못했다. 나는 많은 보수를 받고 있고,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팀에서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서는 이상 모든 것을 쏟아내고 감독이 계획한 것을 실행해야 한다. 두려워하고, 동기부여와 의지가 부족하고, 감독의 계획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선수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중국은 리피 감독의 의견에 따라 귀화 정책을 펼 정도로 이번 예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달 필리핀과 0대0으로 비긴 데 이어 시리아에는 패하며 분위기가 악화했다. 귀화 선수로도 전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가뜩이나 귀화 정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는데, 경기력마저도 뒷받침되지 못했다. 차기 감독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귀화 정책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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