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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지난 10일 대전 코레일과의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4대0 스코어로 우승했다. 이날 빅버드에서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활짝 웃은 이 감독은 그러나, 화성FC와의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0대1로 충격패한 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 울먹이며 깜짝 사퇴 암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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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라는 표현에 대해 이 감독은 "모든 부분에 동의하진 않지만, 다수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감독과 선수는 제삼자(팬)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쿨하게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마음은 달랐던 모양이다. 이 감독은 수원 사령탑 부임 전 8년 동안 싱가포르와 중국 등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이 감독 기사에 줄지어 달리는 비난 댓글을 가족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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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데얀은 K리그의 레전드이고, 내가 좋아하던 선수였다. 전지훈련 때까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시즌을 치르면서 나에게 섭섭한 게 생겼던 것 같다. 데얀이 부탁하고 요구한 부분이 있는데, 다른 선수들을 이해시키지 못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미안하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일단 경기력으로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전까진 일대일로 대화를 하다 오해가 생길 수 있겠다 싶어 통역을 대동했다. 그 친구에게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 요구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선 언론에 말하지 않았다. 내가 안고 가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감독과 선수의 수평선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소통을 중시한다. 선수시절부터 마음을 열고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고 한다. 그는 올 시즌에도 베테랑부터 고등학생 신분 신예까지 모든 선수들과 '공감'하려고 애썼다. 무엇보다 마음을 움직여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구대영 고승범은 개인적 노력과 소통을 통해 힘든 시간을 이겨낸 대표적인 케이스다. FA컵에서 인생경기를 치른 고승범은 "정말 힘들 때 감독님이 다양한 말을 많이 해주셨다. 나를 신경 쓰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누구 한 명 소외되지 않게끔 개인 미팅을 많이 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미팅을 많이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나는 선배 된 마음으로 장단점을 말해주고, 충고를 곁들였다. 고승범에게 '자만할 때 정체된다'고 이야기해주는 식이다. 헌데 이런 말들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고 잘못 해석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어찌 됐든 이것은 앞으로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내가 선수를 부르기보단 선수들이 언제든지 다가와 속마음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 시즌 여러 모로 느낀 게 참 많다"며 웃었다.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내년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땄다. 스쿼드 보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큰 폭의 선수 영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모기업 삼성이 스포츠단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는 추세다. 이 감독도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구단에 가서 재정 상황을 전해 들었다"며 "올 시즌과 비슷한 스쿼드로는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어렵겠지만, 어린 애도 아니고 비싼 선수 사달라고 떼를 쓸 수는 없다. 현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린 선수와 저비용으로 영입한 용병을 경쟁력 있는 선수로 키우는 것 두 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고, 극복해야 할 일이지만, 솔직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팀을 보면 두렵고, 무섭다. 걱정이 많이 된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약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최근 심경을 털어놨다. 한편으론 2020년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내년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시즌을 치르면서 어떻게 운영하면 될지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내년에는 더 조직적인 팀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속에서 꿈틀댄다"라고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일단 K리그 남은 2경기를 무사히 마친 뒤 이뤄질 영입 성과를 지켜보며 다음시즌 도전 목표를 설정할 거라고 밝혔다.
화성=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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