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정은(49)의 밤은 밝게 빛났다.
이정은은 21일 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며 시청자들과 영화팬들을 동시에 울렸다. 이정은은 이날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된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벌새' 김새벽, '극한직업' 이하늬, '벼신' 장영남, 그리고 같은 작품에 출연했던 '기생충' 박소담 등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지만, 이들을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되며 무대에 올랐다.
이정은은 영화 '기생충'에서 부잣집에 사는 비밀을 간직한 입주가사도우미 문광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인터폰을 통한 재등장 장면은 극의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키며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이정은은 청룡영화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기생충'으로 너무 주목받으며 겁이 났다"며 울컥했다. 이어 "서울을 벗어나 다른 작품에 많은 시간을 몰입하고자 했다. 마음이 자만하게 될 것 같았다. 이 상을 받고 보니 며칠 쉬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의 수상소감은 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을 함께 울게 만들었다.
'원톱 신스틸러'로 불리는 이정은은 1991년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했고, 2000년 '불후의 명작'을 시작으로 충무로로 무대를 옮겨갔다. 약 6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냈떤 이정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가는 중이다. '기생충'뿐만 아니라 김윤석 감독의 '미성년', 그리고 '말모이' 등에도 출연해 얼굴을 보여줬고, JTBC '눈이 부시게'와 OCN '타인은 지옥이다', KBS2 '동백꽃 필 무렵'에 이르기까지 세 작품 모두에서 완전히 다른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정은은 청룡영화상과 같은 날 방송됐던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역대급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옹산 옹벤져스의 도움을 받은 조정숙(이정은)이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하고 동백(공효진)의 신장을 이식받은 뒤 긴 시간 함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동백의 엄마로 살았던 그는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다"는 마지막 편지로 엄마의 마음을 전달해 안방에서 시청 중이던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기도 했다.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이정은은 스포츠조선을 통해 멀리서 수상결과를 확인했을 '동백꽃 필 무렵'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딸인 동백 역의 공효진을 향해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종영인데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친 것 같다'는 거다. 그런데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될 때까지 분명히 그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던 이정은의 수상소감처럼, 그에게 쏟아질 스포트라이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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