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10년 생각이 나네요."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32). 그에게 시상식은 9년 전 그날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였다.
양의지는 25일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시상식을 마친 뒤 감회 어린 표정으로 "2010년이 생각이 나네요"라고 말했다. 압도적 표차로 신인상을 수상했던 바로 그 해.
국가대표 포수를 짧은 단상에 젖게 한 인물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였다. 당시 이대호는 7관왕을 차지하며 한화 이글스 류현진을 제치고 MVP에 올랐다. 양의지는 그해 시상식에서 이대호와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다. 양의지는 "2010년 신인상을 받을 때 이대호 선배가 7관왕이었다. 당시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이 순간 조금이나마 선배를 따라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감회 어린 소감을 밝혔다.
양의지는 NC 이적 첫해인 올 시즌 타격 3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을 휩쓸며 타자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과거 팀 동료 린드블럼과 MVP 경쟁을 펼친 끝에 2위를 기록했다. 그는 "솔직히 기대도 못했다. 2위 한 것만 해도 영광"이라며 취재진을 향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1984년 이만수(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오른 양의지는 "개인 타이틀을 받은 것도 영광인데 이만수 감독님 이후 첫 포수 타격왕이라는 점도 더 없는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팀의 도약과 함께 다시 기회가 된다면 MVP에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최근 외국인 두 MVP인 니퍼트(2016년)와 린드블럼(2019년) 모두 양의지와 호흡을 맞췄던 사이. 두 투수 중 누가 더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양의지는 주저 없이 자신과 호흡을 맞춰 22승을 거둔 니퍼트를 외쳤다. 그는 "니퍼트는 외국인 최다승(22승) 아니냐. (배터리로서) 어깨가 올라간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 잘 지내는 지 궁금하다"며 그리움을 표했다.
어릴 적 우상 같았던 이만수 감독, 9년 전 머나먼 꿈 같았던 이대호 선배. 이제는 더 이상 신기루가 아니다. 어느덧 현실에 성큼 다가와 있다. 9년 세월은 23세 청년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포수로 업그레이드 했다. 양의지가 소싯적 우상을 뛰어 넘어 한국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레전드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삼성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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