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휴…."
한 여성 팬의 탄식이 흘렀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두커니 한 곳만 바라봤다. 시선이 향한 곳은 스물 하나, 꽃다운 나이에 아쉽게 꿈을 접은 고 김성훈(한화 이글스 투수)의 대형 추모 사진이었다.
지난 27일 밤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앞에 마련된 고 김성훈의 추모공간. 벽면은 김성훈의 사진과 함께 등번호 61번이 새겨져 있었다. '대선배' 박찬호(46·은퇴)를 좋아해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한화 때까지 달았던 61번을 프로에 와서 서용했던 김성훈이었다.
팬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한꺼번에 많은 팬이 몰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 시간 동안 꾸준히 1~2명씩 찾아 김성훈을 위로했다. 그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을 작은 종이에 담아 벽에 붙이는 것으로 슬픈 마음을 달랬다.
팬이 남긴 수많은 추모 글 중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던 성훈 선수! 진짜 보내드려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항상 빨간 볼로 묵묵히 공을 던지던 성훈 선수. 저희 팀으로 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아직 노력했던 만큼 다 이루지 못했는데. 너무 일찍 데려간 하늘이 원망스러워요. 멀리에서도 우리 팀 잘 하는지 지켜봐 주세요.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히 쉬시길 항상 기도할께요'라고 적혀있었다.
또 다른 추모 글에는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벌써 부터 너무 보고싶어요. 야구 처음 좋아 했을 때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 마운드를 올라와서 씩씩하게 공을 던져주신 제일 멋진 우리 팀 성훈 선수. 출근 길에 팬이라고 하면 친절하게 웃어주시고 사진과 사인도 다해주신 선수님. 감사했고 더 찾아가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지만, 이제부터라도 늦었지만 매일 일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씌여있었다.
김성훈은 볼이 빨갰다. 그래서 애칭도 '볼빨간 성훈이'였다. 테이블 위에는 추모 꽃들 사이로 '딸기우유'도 보였다. 그의 빨간 볼을 잘 대변하는 식품이었다.
팬도 말을 잊었지만, 한화 동료들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한화 관계자는 "성훈이의 마지막을 함께 한 선수들이 큰 슬픔에 빠졌다. 성훈이가 너무 성실했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이들이 받는 충격이 더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겨울바람이 찼다. 그러나 추모공간은 팬의 릴레이 발길로 따뜻함이 유지되고 있었다. 고 김성훈은 외롭지 않다. 대전=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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