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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지난 23일 종영한 JTBC '나의나라'에서 이방원 역을 맡아 연기파 배우다운 특별한 무게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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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도 회군과 두 차례 왕자의 난을 중심으로 한 고려 조선 교체기는 역사적 자료가 충실하면서도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갖춰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러 차례 변주됐다. '용의 눈물'을 비롯해 '대왕세종', '뿌리깊은나무', '정도전', '육룡이나르샤' 등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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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나의 나라'는 장혁에게 도전의 장이었다. 장혁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방원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순수의시대' 연기에 아쉬움이 있었다. 언젠가 이방원 역을 다시 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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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지만 이방원과 개국공신 남전(안내상), 이성계(김영철)의 입체적인 대립 구도는 정통 사극 못지 않았다. 장혁은 역사적 흐름과 맞춰가는 선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되, 기록에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한 상상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방원을 다룬 과거 작품들 중 특히 '뿌리깊은 나무'를 꼽았다.
"태종 역의 백윤식 선배님이 이도(송중기)에게 '너도 한번 살아보거라'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묘한 눈빛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아버지 이성계와 대척점에 선 이방원, 이성적으로 왕좌를 탐하기보다는 상황과 감정에 휩쓸리다보니 왕이 된 이방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기록에 담기지 않은 이방원의 진짜 속내를 표현하고자 했죠."
'나의 나라'에서 이성계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도 '대왕세종'과 '장영실'을 통해 두 차례나 태종을 맡은 경험이 있다. 두 사람은 '아이리스2'에 부자 관계로 출연한 인연도 있다. 하지만 김영철은 장혁의 연기에 불필요한 영향을 끼칠까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나누지 않았다고. 장혁은 "김영철 선배님이 몰아치는 감정을 받아서 그대로 쏟아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들이니 가능한 얘기다.
장혁은 특히 염원하던 세자가 된 뒤 면류관을 집어던지던 씬에 가장 공을 들였다. 이성계나 남전과 달리, 이방원에게 옥좌란 '나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마치 상대편 적장의 목을 베서 휙 던지는 느낌을 담았어요. 막상 옥좌에 앉고 보니 뭘 해야할지 알수 없는 거죠. 버려진 자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칼을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방원이 서휘, 남선호를 다 버렸잖아요. 공허하고 애처롭기까지 한 이방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의 나라'에서 이방원은 화려한 분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중 한결 날카로운 비주얼을 만들어준 얼굴의 상처는 놀랍게도 우연이었다. 연기파 배우에겐 상처도 운이 따른다. 장혁은 "운동하다가 잘못 부딪혔는데, 막상 생기고 나니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라이온킹'의 스카 느낌"이라며 웃었다.
장혁은 지난 1997년 드라마 '모델'로 데뷔, 올해로 배우 23년차를 맞이했다. 그는 대표적인 다작 배우다. 그간 출연한 작품은 영화 20편, 드라마 28편에 달한다. 군복무 기간 2년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열일했다. '나의 나라'를 마친 뒤에도 곧바로 OCN '본대로 말하라'에 출연한다. 장혁은 다작의 이유에 대해 "배우는 촬영 현장에서 배우는 게 정말 많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장혁에겐 '사극 장인'이란 수식어가 따른다. '대망'과 '추노', '뿌리깊은 나무', '빛나거나 미치거나', '장사의 신-객주' 등에서 보여준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장혁은 한때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추노' 이대길이 보인다'는 평이 꼬리표처럼 따르기도 했다. 적어도 '나의 나라'를 본 시청자는 이제 이대길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장혁은 "'추노'가 11년 됐는데, 오랫동안 기억해주는 팬들이 많아 감사하다"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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