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2월과 1월. 프로야구 선수들의 휴가 기간이다.
하지만 마냥 놀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다가올 시즌에 대한 방향성을 잡고, 이에 맞춰 몸을 만들어 가야 할 시기다.
지금으로 부터 꼭 1년 전. 프로야구 전반에 벌크업 열풍이 불었다. 고반발 공인구가 만들어낸 홈런의 시대가 훑고 지나간 여파였다. 장타자 뿐만이 아니었다. 똑딱이 타자들 조차 이구동성으로 "강한 타구"를 외쳤다. 이를 위해 겨우내 몸을 최대한 불렸다.
강한 타구 열풍.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기에 팀 분위기도 한 몫 했다. 숙원이던 새 홈 구장 대구 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단 한번도 이루지 못했던 홈런 흑자 달성. 장타력은 절대선이었다. 강하고 오래 비행하는 타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스토브리그 구슬땀을 흘렸다. 구자욱의 몸이 부쩍 커졌고, 박해민의 근육은 더 딱딱해 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실현되지 못했다. 장점이 희석되면서 커리어 로우를 면치 못했다.
'강한 타구'를 위해 몸을 불렸던 구자욱은 데뷔 후 처음으로 2할대 타율(0.267)에 그쳤다. 2017, 2018년 2년 연속 기록했던 20홈런 달성도 실패(15홈런)했다. 지난 세 시즌 연속 100득점을 기록했지만, 올시즌은 66득점에 그쳤다.
벌크업을 통해 몸을 단단하게 만든 박해민도 마찬가지였다. 매 시즌 3할대 언저리에 머물던 타율이 0.239에 그쳤다. 멘도사 라인이었다. 출루율이 3할대 초반에 그치면서 최대 장점인 발야구에 제동이 걸렸다. 도루도 급감했다. 4년 연속 도루왕 지위를 KIA 타이거즈 박찬호에게 아쉽게 내줘야 했다. 지난해 114득점이 64득점으로 줄었다.
시즌 전 테이블세터로 낙점 받았던 두 선수의 출루와 득점이 줄면서 팀 득점력도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
시행착오. 본인들이 먼저 안다. 방향을 잡았다. 자신들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겨울 땀을 쏟기로 했다. 주장 박해민은 지난달 말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살이 쏙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허삼영 감독과의 면담에서 "다시 슬림화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근육량은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살을 빼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삼영 감독은 "(구)자욱이도 2~3년 전으로 회기할 가능성이 높다. 컨택과 스피드를 높여 내야안타가 많이 나와야 할 선수"라며 "내야안타가 많아진다는 건 투 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적게 먹는다는 의미다. 올시즌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컨택이 줄면서 기록이 많이 하락됐다"고 분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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