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은퇴까지 걱정하셨다."
제대를 앞둔 김건희(24·상주상무)가 지난 18개월을 쭉 돌아봤다. 기쁜 순간도 있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1995년생 김건희는 만 23세에 입대를 결정했다. 다른 선수들이 프로에서 최대한 경험을 쌓다 입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 목표는 명확했다. '더 많이'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건희는 "팬들께서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지만,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프로 첫 해도 못했고, 두 번째 시즌도 못했다. 더 많은 경기를 뛰면서 발전과 성장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수원에서는 주로 외국인 선수 백업이었기 때문에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경기를 많이 뛰고 싶어서 상무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김건희는 입대 전까지 수원에서 알토란 역할을 했다. 상주에서도 스트라이커 한 자리로 활약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예상을 빗나갔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족저근막염이 심해졌다. 조급해졌다. 마음이 급해 빨리 복귀하려고 힘을 쓰다보니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 햄스트링 부상까지 더해져 1년 이상을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그는 "빨리 뛰고 싶다는 마음에 조급해졌다. 족저근막염은 쉽게 낫지 않고, 햄스트링 부상까지 발생해 힘들었다. 아버지께서는 은퇴까지 걱정하셨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꼬박 1년하고 3개월이 흘렀다. 김건희가 돌아왔다. 그는 지난 9월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상주 소속으로 첫 경기를 소화했다. 비록 팀은 1대2로 패했지만, 김건희는 복귀전에서 복귀골을 꽂아넣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북전을 앞두고 몸 상태가 좋았다. 후반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해 그에 맞춰 준비했다. 그런데 전반부터 나가게 돼 놀랐다.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진 느낌이 있었는데, 정신력으로 뛰었다"며 웃었다.
간절했던 경기. 김건희는 펄펄 날았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후반기 돌풍을 일으켰다. 최종전에서는 원 소속팀인 수원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기도 했다. 그는 "수원 전 때 선수들을 봐서 좋았다. 동료들이 '후배들 기를 죽였다. 좋은 번호 받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 경기 뒤에 팬들께서 전역식을 해주셨다. 마지막 경기라서 아쉽고, 제대 뒤 새 삶이 기쁘기도 했다. 나가면 현실이라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이제 다시 현실이다. 김건희는 현재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상주에서 배운 것이 정말 많다. 가장 큰 것은 정신력이다. 멘탈이 강해졌다. 경기를 뛴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간절한지 알기 때문에 준비도 더 열심히 한다. 과거에는 '지금이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치지 않고, 주전 경쟁을 통해 기회를 잡고, 경기 때 내가 만족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기회를 잡았을 때 만족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며 내일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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