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통의 명가' 부산이 마침내 K리그1에 복귀한다.
부산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후반 32분 터진 호물로의 결승골과 추가시간 노보트니의 쐐기골을 묶어 2대0으로 이겼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긴 부산은 1, 2차전 합계 2대0으로 승리하며, 정몽규 구단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승격의 감격을 맛봤다. 2015년 K리그2로 강등된 부산은 5년만에 K리그1 복귀에 성공했다. 14대 원정 버스로 내려온 부산 팬들은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며 '동화'를 썼던 경남은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로 내려간데 이어, 결국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3년만에 다시 2부리그로 추락했다.
부산은 지독했던 불운의 사슬을 마침내 끊었다. 부산은 매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마지막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달랐다. 부산에는 '승격의 신' 조덕제 감독이 있었다. 아이러니한 인연이었다. 조 감독은 2015년 수원FC를 이끌고 승격에 성공했다. 당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상대가 부산이었다. 부산은 조 감독의 손에 의해 K리그2로 추락했다.
당초 손쉽게 승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산은 4년 동안 K리그2에 머물렀다. 과감한 투자에 나섰음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 사이 아픔도 있었다. 상주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부임한 조진호 감독이 2017시즌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2018년 최윤겸 감독 역시 승격에 실패했고, 부산은 2019년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조 감독을 데려왔다. 부산의 전신인 대우 로열즈 원클럽맨이었던 조 감독은 "무조건 승격!"이라는 취임일성을 꺼냈다.
하지만 올 시즌도 기대대로 흐르지 않았다. 광주라는 복병을 만났다.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노렸던 부산은 마지막까지 광주 추격에 나섰지만, 2위에 머물렀다. '승격 1순위'라는 지독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조 감독 스스로 "1라운드부터 36라운드까지 한순간도 편하게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고 토로했을 정도. 2위로 시즌을 마친 부산은 안양을 꺾고 다시 승강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좌절했던 부산이었다.
조 감독은 그 아픈 기억을 환희로 바꿨다. 승부처는 1차전이었다. 조 감독은 "첫 경기 무실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가 공격이 강점이지만, 실점도 많은 팀이었다. 그래서 수비에 공을 들였다. 그게 결국 2차전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차전에서 득점하고 비기면 원정 다득점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부산은 과감한 공격축구로 승부의 물줄기를 바꿨다.
전반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던 부산은 후반 경남의 공세에 고전했지만 후반 32분 승부를 결정지었다. 교체투입된 디에고가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호물로가 이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부산 선수들은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한 박종우의 유니폼을 들고 함께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 디에고의 크로스를 노보트니가 헤더로 연결하며, 그토록 원하던 승격에 성공했다. 조 감독 입장에서 자신이 2부로 떨어뜨린 팀을, 자신이 올려놓은 셈. 조 감독은 "운명의 장난 같다"고 했다.
수원FC와 부산, 두 팀을 승격시킨 조 감독은 "수원FC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승격이라 얼떨떨했다. 부산은 내가 뛰었던 팀을 다시 올렸다는 자부심이 있다. 표현은 못했지만 압박감 속 힘들었다. 이제 편히 잘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그리고 수원FC에서 곧바로 다시 강등됐던 기억을 지우기 위해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바라봤다. 조 감독은 "경험이 있기에 앞으로 어떻게 할지 내 머릿속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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