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약이 됐다."
같은 일을 놓고 희비는 갈렸는데 똑같은 말을 한다.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 부산 KT의 '통신 대전'에서 그랬다.
이날 경기는 열흘 만의 리턴매치다. 지난 1일 SK는 부산 원정을 떠났다가 77대85로 역전패했다. 선두 SK로서는 3쿼터까지 잘 앞서나가다가 4쿼터에 역전패를 당한 뼈아픈 경기였다.
이로 인해 두 통신사 라이벌의 올 시즌 맞대결 전적은 1승1패. 당시 KT는 대어를 낚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SK전 승리로 연승을 시작한 KT는 이날 경기 전까지 파죽의 5연승을 달려왔다. 올 시즌 팀 최다 연승이다.
당시 SK는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상대적 약체로 여겼던 팀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심정이었다.
그로부터 열흘 만에 다시 만난 두 팀의 감독은 "약이 된 경기였다"며 같은 평가를 내렸다. 대신 품고 있는 의미는 확연하게 달랐다.
문경은 SK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그때 잘 졌다"고 했다. KT전 패배 이후 SK가 다시 연승을 달리면서 선두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결과가 보여준다는 것. 문 감독은 KCC와의 개막전과 KT전 패배를 비교했다. KCC와의 개막전에서 SK는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패배를 당했다.
문 감독은 "사실 충격이 좀 컸다. 시즌 개막 전 KCC의 팀 분위기 등 상황을 잘 알고 있었는데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방심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KCC전 패배를 발판 삼아서 SK는 강력한 우승 후보의 위용을 자랑하며 선두 행진을 달려왔다.
문 감독이 "KCC전 패배가 약이 됐듯이 KT전 패배도 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홈 경기 10연승의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서동철 KT 감독은 "팀이 좀 어려운 상황에서 1주일 휴식기 끝에 첫 경기로 SK를 만나 부담스러웠는데 승리를 챙겼고 그 덕분에 5연승까지 왔다"면서 "SK전 승리는 보약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약효'는 "SK 같은 강팀을 상대로 올 시즌 2차례 붙어봤는데 선수들 사이에서 '한 번 해볼 만한데'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라는 게 서 감독의 설명이었다.
잠실학생체=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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