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허 훈 한 명의 가치가 이렇게 컸던 것일까.
부산 KT는 믿기 힘든 롤러코스터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달 24일 고양 오리온전을 시작으로 14일 창원 LG전까지 7연승을 달렸다. 최강 전력이라는 선두 서울 SK를 두 번이나 무찔렀다. 이 때의 KT는 어느 팀을 만나도 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안양 KGC전을 시작으로 28일 오리온전까지 맥 없이 5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7연승으로 번 이득을 고스란히 다 까먹었다.
연승 기간, 연패 기간 달라진 건 딱 하나다. 포인트가드 허 훈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허 훈은 14일 LG전까지 멀쩡히 뛰었다. 하지만 LG전 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허 훈은 지난 시즌에도 햄스트링을 다친 적이 있었다.
근육 부상은 민감하다. 완전히 낫지 않고 다시 뛰었다가는, 그 근육이 다시 찢어질 수 있다. 때문에 허 훈의 결장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허 훈 한 명이 빠졌다고 팀이 이렇게 망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7연승을 달렸던 팀이고, 허 훈 외에 양홍석 김영환 등 능력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허무하게 5연패까지 갈 상황은 아니었다.
허 훈은 이번 시즌 평균 16.5득점 7.36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득점은 국내 선수 중 1위, 전체 6위다. 어시스트는 단연 1위. 이 수치가 한 경기에서 빠진다고 치면 경기 운영이 어려워지는 게 맞다. 하지만 수치보다 KT가 그동안 허 훈에 너무 의존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승부처에서 안정적으로 볼 핸들링을 해주고, 상대 수비를 헤집는 선수가 사라지자 나머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느낌이다.
외국인 선수 운용도 골치다. KT는 2m13의 최장신 바이런 멀린스와 베테랑 포워드 알 쏜튼이 있다. 멀린스와 허 훈의 2대2 플레이가 살아나며 KT가 승리하는 경기도 많아졌다. 하지만 허 훈 부상 이탈 이후 멀린스의 활용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28일 오리온전에서는 8분3초 출전에 그쳤다. 멀린스의 득점과 리바운드가 있어야 골밑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데, 허 훈이 아닌 다른 가드들이 멀린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멀린스 대신 쏜튼이 승부처에서 더 중용됐는데, 쏜튼은 건실한 플레이를 하지만 그에게 확실한 해결사 능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폭발력이 부족하다. 5연패 경기를 보면 잘싸우다 승부처에서 다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허 훈의 복귀는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KT는 길게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보고 있다. 허 훈 없이 경기를 풀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장 31일 홈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전 농구팬의 관심이 쏠리는 '농구영신'매치를 벌인다. 만원 관중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면 안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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