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다사다난했던 3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가 4년 총액 150억원 계약의 세 번째 시즌을 마무리 했다. 2019년을 되돌아보는 표정은 밝지 않다. 2할8푼5리(485타수 138안타), 16홈런 88타점. 두 시즌 연속 3할-30홈런-170안타-110타점 기록이 깨졌다. 공인구 변화와 팀 부진이 맞물린 시즌 속에 고군분투 했다는 평가지만, 대부분의 시선은 '부진'에 맞춰져 있다. 'KBO리그 최고 연봉자'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급격한 에이징커브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 진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세부 지표들을 보면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줄곧 3할대를 유지하던 득점권 타율이 올해 2할9푼으로 떨어졌다. 2017년 0.70, 2018년 0.82였던 땅볼-뜬공 비율도 1.02로 높아졌다. 타구의 질 뿐만 아니라 스윙 스피드도 현격히 내려갔다. 이대호 자신도 이를 의식했다. 야구계 관계자는 "이대호가 '공이 보이는데 배트가 나가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4년 계약 마지막 해인 2020시즌 전망은 밝지 않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과제다. 이대호는 시즌 후반기 손목 부상 및 재정비를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간 바 있다. 그러나 부상과 재정비는 표면적 이유일 뿐, 복잡한 팀 내 사정이 작용한 결과였다. KBO리그 최고 연봉 선수이자 롯데의 얼굴이었던 그였지만, 더이상 부진의 방패막이 될 수 없다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반면 팀 부진 때마다 비난을 한몸에 짊어진 상황에서도 헌신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노력과 가치가 불분명한 2군행으로 인해 무너졌다는 지적도 있다. 야구계 관계자는 "이대호가 2군으로 내려갈 당시 내부적으로 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며 "프런트-감독 교체로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새 시즌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대호는 프로야구선수협회장 역할 및 구단 대표 선수 활동 등 바쁜 일과 속에서 개인 훈련으로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11~12월 식단 조절-근력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1월 개인 훈련을 거쳐 2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루틴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 직후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에선 가장 먼저 출근해 3~4시간씩 강도높게 몸을 만들기도 했다. 스스로 이름값에 걸맞는 모습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했다.
2020년 활약에 따라 이대호와 롯데의 4년 계약 평가도 갈릴 수밖에 없다. 이름값 뿐만 아니라 KBO리그 최고 연봉자 다운 활약이 동반되고, 롯데가 반전 스토리를 쓴다면 모두가 윈-윈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반면 이대호가 에이징커브를 극복하지 못한 채 부진을 이어간다면 팀 성적과 관계없이 4년 계약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대호의 실력 뿐만 아니라 가치까지 포함해 150억원을 투자한 롯데의 결단 역시 '오버페이'라는 달갑잖은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완연했던 기량 하락세 속에 팬들의 지지는 옅어졌고, 급기야 설자리마저 좁아졌다. 하지만 롯데 팬, 야구계 모두가 이대호의 4년이 '실패'로 귀결되길 원치 않는다. 4년 150억원 계약의 평가를 어떻게 만들지는 이대호 스스로의 활약에 달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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