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데뷔 20주년을 앞둔 한화 이글스 김태균(37)이 유달리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김태균은 2001년 데뷔 이래 19년간 한국 야구를 대표해온 선수다. 2012~2015년 4년간 60억원을 받았고, 2016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84억원의 매머드급 계약을 따내며 '선수 재벌' 반열에 오른 주인공이다. 하지만 올해는 '무소속'으로 해를 넘기게 됐다.
이번 겨울 한화에는 김태균을 비롯해 정우람, 이성열, 윤규진 등 4명의 FA가 나왔다. 한화는 정우람과 지난달 27일 4년 39억원에 계약한 데 이어 워윅 서폴드, 채드벨, 제라드 호잉 등 외국인 선수 3명과도 일찌감치 재계약하며 빠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일 호잉 계약 이후 한화는 '합리적인 선택'을 강조할 뿐 추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는 시즌 종료 후에도 이렇다 할 휴가 없이 협상에 매진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정민철 단장은 "김태균을 비롯한 FA들과는 10월에 부임하자마자 만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직접 만났다. 하지만 계약이 이뤄지려면 서로의 입장이 맞아야 한다. 구단으로선 선수 개개인의 미래 가치나 누적 기록에 맞춰 제안하기 마련"이라며 "연내에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다들 베테랑인 만큼 계약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 순리대로 진행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34세의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하며 4년 39억원 계약을 이끌어낸 정우람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김태균은 2001년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한 이래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2010~2011년)을 제외하고 17년간 한화에서만 뛰었다. 한화의 '원클럽 맨'이다. 영구결번을 예약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데뷔 시즌 타율 3할3푼5리, 20홈런을 때려내며 '괴물'이란 별명을 얻고 신인상을 수상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 3할2푼3리, 출루율 4할2푼4리, 장타율 5할2푼3리를 기록중이다. 커리어 평균이 완성형 타자의 기준이라는 '3-4-5(3할대 타율, 4할대 출루율, 5할대 장타율)'를 만족한다.
OPS(출루율+장타율) 9할을 넘긴 시즌이 13번나 되는 꾸준한 강타자였다. 통산 출루율 2위(0.424, 외국인 선수 제외), 누적 볼넷 2위(1111개), 타점 3위(1329개), 안타 4위(2161개) 등의 기록이 김태균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KBO리그 역대 누적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68.34로, 양준혁(87.22)과 이승엽(72.17)에 이은 3위다.
힘이 좋으면서도 정교하다. 한 시즌 30홈런을 넘긴 건 2번(2003, 2008년 각 31개) 뿐이지만, 2003년 이후 1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결과 KBO리그 통산 홈런 11위(309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지와 달리 홈런 개수가 다소 부족해 보이나, 커리어 평균 5할을 넘는 장타력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장타력 부문은 김태균에겐 약점이 되고 있다. 김태균은 2018년 10홈런으로 간신히 두 자릿수를 채웠고, 공인구가 바뀐 올해에는 6개에 그쳤다. 특히 장타율(0.395)이 2년차 징크스를 겪던 2002년(0.362) 이래 처음으로 4할 밑으로 내려앉았다. 2살 아래인 이성열이 2018년 34홈런, 올해 21홈런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4번 타자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김태균은 함께 FA 협상을 진행중인 이성열, 윤규진과 달리 에이전트 없이 직접 구단과 만나고 있다. 선수 본인도, 구단도 타 팀 이적은 고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하지만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레전드' 김태균으로선 세월의 무상함을 체감하는 겨울이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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