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자산을 대신 관리·운용해주는 신탁 규모가 지난해 10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00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특히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부른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영향으로 정기예금형 신탁 등 안전자산의 비중이 늘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탁회사 60곳의 총 수탁액은 2018년 말보다 95조1000억원 늘어난 9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탁 자산 규모가 은행 45조3000억원, 증권사 28조4000억원, 부동산신탁사 23조8000억원 증가했다. 단, 보험사는 전년보다 수탁액이 2조4000억원(10.5%) 줄었다.
신탁 재산별로 보면 금전 신탁이 퇴직연금 신탁(22조1000억원)과 정기예금형 신탁(17조9000억원)을 중심으로 46조6000억원 늘어나 483조9000억원을 차지했다. 재산 신탁은 부동산담보 신탁(29조6000억원)을 중심으로 34조6000억원 늘어 48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경우 파생증권형 신탁과 주식형 신탁이 각 3조3000억원, 1조원씩 줄어든 반면 수시 입출금식 신탁과 정기예금형 신탁은 각 4조원, 2조원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서도 정기예금형 신탁이 18조1000억원(22.3%) 증가했다.
DLF 사태와 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위주의 신탁 계약이 늘었다는 것이 금감원의 분석이다.
금감원은 DLF 사태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난도 금융상품의 신탁 판매에 제한을 받게 된 은행들이 새로운 대체 상품을 만들어 고객 자산을 쓸어 담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금융상품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신탁사들이 분기마다 상품별로 위탁자 유형, 위험도, 보수, 만기, 운용 방법 등을 보고하도록 업무보고서 관련 규정을 바꿨다. 개정 시행세칙은 내달 시행된다.
금감원은 아울러 부동산신탁사의 유동성 리스크를 수시로 점검해 과소계상 충당금에 대해서는 추가 적립을 요구하는 등 손실 흡수 및 유동성 대응 능력을 키울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토지신탁 사업장이 부실해지면서 신탁사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신탁업 점유율은 은행(49.6%), 증권사(24.5%), 부동산신탁사(23.8%), 보험사(2.1%) 순이었다. 재산 유형별 수탁액은 특정금전신탁이 467조3000억원(46.4%)이 가장 많았고, 부동산(285조8000억원, 29.5%), 금전채권(194조3000억원, 20.1%), 기타 순이다. 또한 지난해 금융사가 받은 신탁 보수는 2조3245억원으로 전년보다 1414억원(6.5%) 증가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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