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여곡절 끝에 온 핵심 타자가 2경기만에 상대 투수의 투구에 손가락을 다쳐 3주간 이탈하게 된다면 이를 본 감독은 어떤 마음일까.
SK 와이번스 박경완 감독대행이 허탈한 심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새롭게 데려온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가 오른손 검지 미세골절로 이탈해 계획이 다 틀어졌다.
화이트는 26일 서울로 올라가 팀 지정병원인 서울 중앙대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손 검지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의료진에선 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고, 2주 뒤 재검진을 통해 훈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화이트는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화이트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2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3회초 두번째 타석 때 상대 선발 아드리안 샘슨의 공에 손가락을 맞았다.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몸쪽 높게 온 공에 화이트가 피했는데 공교롭게도 배트에서 떨어진 오른손 검지에 공이 날아와 맞은 것.
손톱에 맞아 손톱이 들려 출혈이 있었지만 화이트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더그아웃에 표시했지만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곧바로 오태곤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일단 아이싱을 한 화이트는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X-레이 촬영을 했다. SK는 정확한 화이트의 손가락 상태를 알기 위해 결국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고, 26일 서울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는 3주 이탈이었다.
박 감독대행은 "검진 결과에 따라 빨리 복귀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한달 정도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아무래도 다친 곳이 공을 던지는 손가락이라 돌아온 이후에 수비를 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내년을 보고 데려온 선수라 수비쪽은 포기하고 공격쪽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연이 겹치며 생긴 화이트의 부상이다. 화이트는 첫 출전이었던 23일 두산전에선 6번 타자에 배치됐었다. 편한 타순에서 적응하라는 의미. 그런데 하필 이날은 2번 타자로 나섰다. 빨리 타격감을 올리고 한국 야구에 적응하기 위해 타석에 많이 서게 하려고 2번에 놓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긴 것. 우타자가 상대 투구에 오른손가락을 다치는 것도 드문 일. 박 감독대행은 "나도 투구에 손을 맞아 뼈가 부러진 적이 두번 있었다"면서 "보통은 왼손에 맞는데 화이트는 오른쪽 손가락을 다쳤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박 감독대행은 "투수의 공에 맞는 것은 피하려다가도 맞을 수 있고, 공격적으로 나가다가 맞을 수도 있다. 운이라고 봐야한다"면서도 "빨리 적응하라고 한 타석이라도 더 볼 수 있게 했는데 그게 화를 부른 것 같기도 하고…. 별별 생각이 다 나더라"며 화이트의 뜻하지 않은 부상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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