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KBO리그가 메이저리그로 가는 지름길이 됐다. 2010년 이후 아마추어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진출하는 선수보다 KBO리그를 거쳐 미국으로 진출한 선수가 더 많아졌다.
1994년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한양대 재학 중 LA 다저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진출한 이후 아마추어 선수들이 미국으로 간 선수는 총 56명이었다. 박찬호를 비롯해 봉중근 서재응 김선우 최희섭 김병현 추신수 최지만 등 여러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메이저리그로 우뚝 섰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마추어에서 미국으로 바로 간 선수 중 빅리그까지 오른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한 최지만 정도만 성공사례였다. 아마추어 선수가 미국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점점 줄었다. 2010년 이후 미국으로 떠난 아마추어선수는 총 9명이었고 이들 중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는 아직 없다.
그리고 그 사이 KBO리그에서 프로생활을 한 뒤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는 것이 해외 진출의 정석이 되고 있다.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거는 이상훈이 처음이었다. LG 트윈스에서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떠났던 이상훈은 일본에서도 톱 클래스를 찍은 뒤 2000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진출했다. 이후 구대성과 최향남 손 혁 등이 미국으로 갔지만 성적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KBO리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그 출발점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에 이적했고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도 톱클래스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해엔 FA 자격을 얻어 토론토로 이적하며 팀의 에이스가 됐다. 류현진 이후 한국에서 내로라는 선수들이 줄줄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임창용 윤석민 강정호 박병호 김현수 오승환 이대호 황재균에 지난해 김광현까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총 10명 중 윤석민을 제외한 9명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아쉬운 성적을 내고 다시 국내로 온 선수도 많이 있었지만 KBO리그 톱클래스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2020시즌이 끝난 뒤엔 김하성이 미국 진출을 추진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최대 5년간 3900만달러의 좋은 계약을 했다.
2010년 이후만 따지만 KBO리그 출신이 총 11명, 아마추어 출신이 9명으로 KBO리그가 더 많은 미국 진출을 이뤄냈고, 빅리그 선수도 확연하게 더 많이 배출했다. 그러다보니 아마추어 유망주들도 미국 직행보다 KBO리그를 먼저 택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눈독을 들이던 장재영과 나승엽은 고민끝에 KBO리그를 택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 실력을 가다듬은 뒤 더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로 가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 됐다. KBO리그는 유망주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직행한 아마추어 선수가 KBO리그로 올 땐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이젠 어린 유망주들이 이런 페널티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미국으로 가는 더 좋은 방법으로 KBO리그를 택하게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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