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팝 3.0 시대가 열렸다.
2000년대 K팝 1.0 시대에는 국내 음악을 그대로 해외에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국내에서 발표한 노래를 현지 언어로 번역해 부르거나, 해외 팬들이 한국어 노래를 습득하는 형식이었다. 조금 진보적 마인드를 가진 그룹이 외국어에 능숙한 교포 출신 멤버를 포함하는 정도였다.
K팝 2.0은 좀더 적극적인 형태를 띄었다. 한국 멤버들에 외국인 멤버들을 더해 언어와 문화 장벽을 낮추려 했다. 그리고 K팝 3.0은 또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아예 현지인 멤버들을 K팝 트레이닝 시스템대로 가다듬어 완벽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려 한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웨이션브이,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니쥬다.
웨이션브이는 중국 홍콩 대만 멤버로 구성된 현지화 그룹이다. 이들은 데뷔앨범 '테이크 오프'로 아이튠즈 톱 앨범차트 전세계 30개국 지역 1위를 기록, 중국 보이그룹 사상 최다 정상 기록을 냈다. SM이 프로듀싱한 그룹이지만 멤버들이 중국어권 출신이고 매니지먼트 또한 현지 합작 레이블인 레이블 브이가 담당하고 있는 덕분에 한한령에도 흔들림 없는 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니쥬는 JYP와 일본 소니뮤직사가 함께 만든 그룹이다. 데뷔곡 '메이크 유 해피'가 발매 첫날 일본 오리콘 디지털 싱글 데일리 차트 1위를 기록한데 이어 현지 여성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1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식 데뷔곡 '스텝 앤드 어 스텝'은 7일 오리콘 주간 차트 1위를 재탈환했고 25만장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한 작품에 대해 현지 레코드 협회가 수여하는 플래티넘 음반 인증까지 받아냈다.
니쥬의 성공 요인은 복합적이다. 이들을 발탁한 오디션 서바이벌이 이미 검증된 화제성을 담보로 하는데다 국내 3대 공룡으로 꼽히는 JYP의 트레이닝과 프로듀싱 능력이 수반됐다. 일본 소니뮤직의 파워도 더해지며 날개를 달았다. 무엇보다 'K팝을 부르는 일본인 그룹'이라는 전무후무한 형태의 걸그룹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에 팬들과 업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물론 우려 지점도 있다. K팝만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국민정서 문제도 있다. 실제로 니쥬는 한 멤버가 전범기업 창업자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현지인 그룹은 K팝 노하우와 로컬 전략이 더해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 활동이 가로막히면서 현지화 그룹은 여러 기획사에서 눈독들일만한 콘텐츠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다.
이제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나선다. 빅히트는 일본 법인 빅히트 재팬을 통해 현지 신인그룹을 론칭한다. Mnet '아이랜드'에 참가했던 일본인 케이와 타키, 한국인 의주 경민, 대만인 니콜라스 등 5명에 17일까지 진행한 새 오디션 '앤 오징어'를 통해 선발되는 인원을 더할 계획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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