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안영준 왜 뽑았느냐고 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근 농구계가 시끄럽다. 내달 15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FIBA 아시아컵 예선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명단 때문이다. 대표팀에 선발돼 대회를 다녀오는 선수들은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해야해, 이 기간에 열리는 KBL 리그 경기를 뛸 수가 없다. 김상식 국가대표팀 감독은 각 구단마다 에이스급 선수들을 1명씩만 선발해 공평성을 기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명단을 본 일부 구단 지도자와 관계자들이 몇몇 선수는 과연 에이스급 선수가 맞느냐, 그 팀의 사정을 봐주고 선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김 감독은 신뢰가 무너졌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는 울산 현대모비스 전준범과 서울 SK 안영준. 두 사람 모두 최근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못했는데 과연 1순위 주축 선수가 맞느냐는 의문이었다. 현대모비스에는 최진수, 장재석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멀쩡히 뛰고 있다. 물론, 현대모비스의 편의만을 봐준 건 아니다. 대표팀에 슈터가 없었기에, 기존 국가대표 슈터였던 전준범이 뽑힌 것이다.
사실 SK는 안영준 외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선수가 마땅치도 않았다. 기존 국가대표팀에 김선형, 최준용이 있는데 최준용은 시즌 아웃이고 김선형은 인대가 파열됐다. 2월 중순이면 의학적 판정 기준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그 때 100% 컨디션을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안영준이 최유력 후보였다. SK는 괜히 가만 있다 욕만 듣는 꼴이 됐다. 억울할 수 있었다.
안영준이 그 억울함을 경기력으로 풀어줬다. 안영준은 지난달 20일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앙 KGC전에서 양희종의 팔꿈치에 안면을 맞아 큰 부상을 당했다. 안면 골절. 눈까지 위험했다.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완치가 된다 해도 공포심이 들 수 있는 부상이었다. 그렇게 약 1달 만에 복귀했다. 복귀전은 24일 전주 KCC전이었다.
사실 SK는 암울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3연패중이었고, 상대 KCC는 12연승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KCC의 완승을 점쳤다. 하지만 경기는 박빙이었다. 상대 주포 송교창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여파도 있었지만, SK에 안영준이 돌아온 게 컸다. 오랜만에 뛰는 복귀전이라 당초 10분 정도 출전이 예상됐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33분34초를 뛰었다. 10득점 2리바운드. 경기 감각이 떨어져 공격에서는 어이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4쿼터 마지막 승부처에서 천금같은 3점슛을 터뜨렸다.
그리고 중요한 건 수비. 안영준이 있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SK의 협력 수비 완성도가 올라갔다. 장신 안영준의 도움 수비에 KCC 외국인 선수들이 고전했다. 포워드 라인에서 상대 주포 이정현 등의 수비도 강화됐다. 그 막강하던 KCC의 공격이 SK를 만나 조금은 무뎌졌던 결정적 원인이었다.
안영준이 없었다면 침체됐던 SK가 KCC를 잡을 수 있었을까. 가능성은 매우 낮았을 것이다. 안영준이 자신이 왜 국가대표로 선발됐는지를 스스로 입증했다. 문경은 감독도 "안영준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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