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포츠계를 살펴보면 주목할만한 점이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마인드가 남다른 40~50대, 젊고 스마트한 오너가가 스포츠 비즈니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25일 SK 와이번스 전격 인수 발표로 업계를 뒤흔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3)뿐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51)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54),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40) 등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6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태어난 이들은 그동안 스포츠단 운영을 단순 기업 이미지 관리에 활용했던 것과 달리 새로운 형태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
이들 구단주, 오너 모두 관련 스포츠 종목을 직접 체험했거나 관심이 남다르다. 과거 창업 이후 성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펼쳐왔던 경영 1세대와 기존 구단주와 비해 관련 종목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팬 입장에서 그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어떤 것에 열광하는지 잘 알고 있다. 소통을 중시하고 팬 눈높이에서의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인수는 잘 알려진대로,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결과다. 동호인 야구팀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단을 단순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수단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에 두고있다. 기존 사업과 협업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스타벅스 포인트로 야구경기 관람을 하는 등의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재계의 대표적인 프로야구 키즈다. 초등학생 시절 만화를 보고 야구의 꿈을 키웠다. 김 대표가 지난해 NC 다이노스 우승 이후 깜작 선보인 '집행검' 세리머니는 단순 기쁨의 표현을 넘어 미국 스포츠 전문지 등으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리니지 게임 인지도 상승 등 수백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스포츠 사랑이 남다르다. 프로야구를 넘어 축구, 양궁, 골프 등 프로 스포츠부터 비인기 종목 등 범위도 넓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1일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간판 공격수인 이동국의 은퇴 경기 관람을 위해 직접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방문, 은퇴식까지 함께 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된 은퇴식에서 정 회장은 우산 없이 30분 넘게 비를 맞으며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기업인 정의선을 다시보게 됐다는 스포츠 팬들이 많았다.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전북 현대는 K리그1 정규리그 4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IA 타이거즈 구단주이기도 정 부회장은 타이거즈 경기를 '직관'하곤 한다. 정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단순 관람을 넘어 새로운 경영 전략 구상 마련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스포츠 관련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운영 전반에 대한 사안을 챙기고 있다. 김 대표는 격투기를 비롯해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좋아하고,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크다. 그가 주도해 한화 이글스는 올해 팀 첫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를 영입했다. 팀에 변화와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구단주, 오너의 등장은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구단의 자생력 강화로 이어지는 동시에 프로 스포츠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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