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조병규(25)가 '경이로운 소문'의 '소문'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언급했다.
조병규는 KBS2 '후아유 학교 2015'(2015)로 데뷔한 후 '뷰티풀마인드'(2016), '7일의 왕비'(2017), JTBC '청춘시대2'(2017), KBS2 '란제리 소녀시대'(2017) 등에서도 얼굴을 알리며 활약했다. 그의 활약이 두드러진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높은 시청률 성적을 거두며 사랑을 받았다. JTBC 'SKY캐슬'의 차기준으로도 한 차례 주목을 받았고, SBS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로도 인기를 끌며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24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여지나 김새봄 극본, 유선동 연출)은 조병규가 도전했던 첫 주연작.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로 최종회는 평균 1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라는 기록을 세웠고, 이는 OCN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으로 새 역사를 썼다. '경이로운 소문'은 국수도 팔고 악귀도 잡는 '현대판 저승사자'라는 독특한 소재로 시작해 매회 이어지는 사이다 전개로 한국형 히어로물을 완성시켰다. 2.7%로 출발했던 시청률은 6회에서 OCN의 최고 시청률이던 '보이스2'의 7.1%를 넘어서는 7.7%를 기록했고, 이후 단 12회 만에 10.6% 시청률을 세운 후 11%로 마무리되는 역사를 만들어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극중 주인공 소문을 연기한 조병규는 26일 스포츠조선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을 함께 만들어갔던 과정을 다시 떠올리며 "현장에서는 첫 방송 전에도 과정이 행복했다. 안 행복한 지점이 없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의 연속이다 보니, 저희 현장의 대들보였던 유준상 선배님이 '과정이 행복하고 좋으니 좋은 추억 남길 수 있게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다. 그러면서도 은연 중에 시청률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첫방송이 나간 뒤 좋은 시청률이 계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우리가 행복하고 재미있는 현장 분위기가 드라마에도 녹아있듯, 행복하게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인지가 됐던 거 같다. 현장도 덩달아 에너지가 많아졌고, 평소보다 덜 지치며 촬영을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큰 사랑을 받은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 요인은 바로 행복한 촬영 덕분이라고. 조병규는 "카운터즈를 비롯해 악귀 팀, 악인들 이 모두가 행복하게 촬영을 했고, 감독님의 결단력 있는 선택, 순간 순간의 선택들이 서로의 의리와 호감도를 높였다. 행복하게 촬영을 했기 때문에 영상에 담겨서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본 것 같다. 그렇게 호흡이 잘 맞아가니 드라마가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극중의 '소문'을 만든 데에는 조병규의 노력도 들어갔다. 조병규는 "유준상 선배가 체중을 감량하고 몸을 만들며 제게도 제안을 하셨다. '같이 다이어트를 해서 멋있게 해보는 거 어떠냐'고. 10kg 정도를 감량하니까 드라마는 찍으면서도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쪘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시작 무게보다 12kg까지 감량이 됐더라. 지금은 너무 피골이 상접해 보여서 몸무게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감정선을 만든 것 역시 조병규의 노력. 그는 소문의 감정을 만들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다녀봤다는 말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병규는 "소문이라는 역할이 웹툰에서 탄생한 역할이고, 저희 드라마가 판타지라는 장르를 표방하지만, 악귀나 초월적 힘보다도 더 판타지스러운 것은 소문이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적 약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지낼 때도 약자, 혹은 소극적 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학생이, 약자가 자기보다 강자에게 한 마디를 하고 정의롭게 나설 줄 안단 것은 감독님도 '판타지적 설정'이라고 했다. 감독님께도 '현실에 존재할 수 있을까'라고 의견을 말했었다. 오그라들지 않게, 이질감 없이 연기하려면 많은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팡이를 짚고 강남 활보를 많이 해봤다. 소문이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고, 행동반경을 불편하게 돌아다닐 때 사람들이 보는 눈빛을 봤다. 어떤 성장과정에 있었는지 100%는 아니지만 은연 중에 조금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말투도 완벽히 만들어갔다. 조병규는 "사실 소문이를 연기하며 '마지막에는 소문이를 100% 체화해 표현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조병규라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소문이는 어떤 순간에도 일어나고 성장하고, 시행착오로 무너지더라도 다시 성장하려고 이를 악 문다. 그런 지점들이 내공이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점에서 저와 소문이가 큰 차이가 있을 거다. 겁나는 순간을 맞이했을 때 '정의로울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저는 미지수일 것 같다. 소문이와 조병규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래도 무언가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거다. 그런 지점이 맞닿아 있어 소문이와의 성격을 맞추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병규는 또 "원작의 싱크로율을 높이려 뼈대 스토리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드라마 오리지널의 다양한 살을 추가해 서사 구조를 끌고갔는데, 다른 이야기가 나올 때에도 드라마가 웹툰 원작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소문이와 카운터들의 호흡이 중요했다. 소문의 머리를 구축하려 7차, 8차 테스트를 거쳤고, 자칫하면 파마머리가 촌스러울 수 있는데 어떻게 트렌디하면서도 웹툰에 일체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중점을 뒀다"고 했다.
이어 조병규는 "소문이란 인물을 맡으며 판타지 히어로를 연기했고, 만화적 대사나 고난도의 액션이 있는데, 만화적 어투의 대사를 신중하게 해야 했다. 그런 대사들은 어느 한 포인트만 벗어나도 오글거리게 다가갈 수 있는 대사들이라 발화할 때도 일상적 대사의 어투로 얘기하는 것보다 더 집중한 것도 사실이다. 담백하고도 강렬하게 표현하려고 애썼고, 액션팀과 각각 리허설과 많은 연습을 했고, 촬영을 다니면서도 두 세 달 정도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기초 체력이 증진돼 신을 완성해나가는 재미도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한 '소문'에게 조병규도 애정이 있었다. 조병규는 소문이 가장 기특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마지막 어떤 순간에 소문이가 감성적이고 어떤 사건이 들어오고 엄마아빠 관련돼서는 호전적이고 달려들려는 성향이 있었다. 그리고 그게 과열되고 폭력적으로 비친 적도 있었다. 그걸 이겨내고 어른스럽게 한층 성장한 소문이를 보면서 후반부에서는 이성적으로 상황을 사리분별하고 점에서 소문이를 칭찬해주고 싶었다. 소문이의 성장보다 다시 돌아갔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감성적이고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하는 나이에 임무를 맡고 악귀를 물리치고 소문이의초반 카운터가 되기 직전에 아이같은 소문이의 모습으로 엄마아빠를 마주할 수 있던것도 성장의 한 일면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보면서 소문이를 더 아끼게 됐다"고 했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 시즌2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어사조이뎐'을 검토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