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조선의 4번'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와 KBO리그를 상징하는 이름들이다. 이제 4년차에 접어든 '병아리' 한동희가 그 뒤에 서기를 꿈꾼다.
한동희는 사랑받는 후배다. 지난해 1월에는 이대호의 사이판 개인 훈련에 동참했다. '캡틴' 전준우와는 매년 비시즌 준비를 함께 하는 사이다. '포스트 이대호', '미래의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라는 거대한 수식어가 한동희를 가리킨다.
2일 부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한동희는 어느덧 무게감까지 갖춘 선수가 되어있었다. '후계자로 지목한 이대호의 인터뷰를 봤나'라는 질문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오늘 아침에 운동하는데 (이)대호 선배가 '어제 네 얘기만 80% 했다'고 하셨다. 일단 목표(이대호)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한동희는 데뷔 3년차였던 지난해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날아올랐다. 타율 2할7푼8리 1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 컨택과 선구안, 장타력 모두 크게 발전했다. 역대 KBO리그 만 21세 이하 타자 중 김태균(2001년 20홈런) 이후 최다 홈런이란 영광까지 안았다.
그런 한동희를 이대호는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 전날 이대호는 "한동희가 치고 올라와서 나 대신 4번을 쳐주면 흐뭇할 것 같다. 내가 5번이나 6번을 친다는 건, 그만큼 우리 팀이 더 강해졌다는 뜻"이라며 "한동희는 피지컬과 힘, 기술 모두를 갖춘 선수다. 올해 미쳐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두 사람은 경남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전통의 명문 야구부인 경남고는 이대호 이후로도 장성우 한동민 서진용 심창민 한현희 등의 스타들을 쏟아냈다. 최근 3년간만 해도 한동희 서준원 최준용(이상 롯데) 노시환(한화) 최민준(SK) 이주형(LG) 등 여러 팀의 핵심 유망주들을 배출했다. 한동희는 "워낙 역사가 있고 야구를 잘하는 학교라 좋은 선수들이 많다. 프로에 와도 선배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노시환과는 1년 차이 선후배이자 거포 유망주 라이벌로도 자주 언급된다. 노시환 역시 지난 시즌 12홈런을 때려내며 만만찮은 싹을 드러냈다. 한동희는 "부산 내려와서 운동하길래 주말에 연습 배팅을 같이 했다. 서로 타격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이"라며 미소지었다.
한동희는 '반짝'이 아닌 롱런하는 거포가 되고자 한다. 그간 자신을 괴롭히던 어깨 부상은 깨끗이 씻어냈다. 야구에 쫓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여유도 갖췄다.
"우선 생활패턴이 꾸준해야한다. 일어나는 시간부터 시작해서 매일매일 루틴을 소화하고, 일상 속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잘 지키면 컨디션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작년 상승세의 틀은 그대로 가져가고, 조금더 스텝업하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이대호 하면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 아닌가.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선배님은 내 목표였다. 나도 3할, 30홈런, 100타점을 치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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