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리그 4위와 5위를 확정지은 두 팀의 대결, 승패에 대한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었다.
최소 4위로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막 티켓을 따낸 삼성생명은 이미 '봄 농구' 준비 모드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중에 중단된 지난 시즌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긴 것을 감안하면, 두 시즌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은 나름 의미는 있었다. 특히 김한별 박하나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이탈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꾸역꾸역' 시즌을 이어왔다.
반면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최고인 정규리그 3위에도 불구, 코로나로 인해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으면서 아쉽게 큰 무대 경험을 놓치고 말았다. 여기에 지난해 보여준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팀 평균 득점 1위였던 것이 올해 최하위로 떨어질 정도로 급하락, 시즌 내내 최하위권에 머문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 BNK썸과 벌이고 있는 최하위 탈출 경쟁은 물론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에서 조금이라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8일 부천실내체육관서 열린 두 팀의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 프로농구'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생명은 김한별 박하나를 아예 부천에 데리고 오지도 않았고, 대신 그동안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김나연 그리고 신인이지만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조수아 등 플레이오프에서 쏠쏠하게 활용해야 할 후보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하나원큐가 정예림 정도를 제외하곤 주전들을 선발에 기용한 것과는 대조가 됐다.
1쿼터부터 하나원큐가 앞선 것은 당연했다. 신지현이 3점슛 3개, 강이슬이 2개 등 5개를 합작하며 25-14로 1쿼터를 압도한 하나원큐는 2쿼터도 강이슬이 3점포 2개를 더 보태면서 39-28로 전반을 앞섰다. 전반에만 각각 16득점과 14득점으로 팀 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진 강이슬과 신지현이 과연 경기 끝까지 몇점을 더 보탤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정도로 별다른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한 접전은 3쿼터에 나왔다. 삼성생명은 32-44로 뒤진 상황에서 배혜윤 김나연이 연속으로 6득점을 합작하며 38-44로 쫓아갔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저항이었다. 이후 하나원큐는 양인영과 강유림이 골밑을 적극 공략하며 2점슛과 자유투를 차곡차곡 쌓아 내리 13득점,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57-38로 크게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오랜만에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하나원큐가 84대67로 승리, 2연승을 거두며 BNK와의 승차를 2.5경기차로 벌리고 5위 확정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강이슬이 3점포 6개를 포함해 25득점-10리바운드, 양인영이 23득점-11리바운드, 신지현이 18득점-10어시스트 등 3명이 공수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4연패로 4위를 확정지으며 플레이오프에서 1위팀과 만나야 하는 어려운 일정을 맞게 됐다.
부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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