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학교 폭력'은 프로 데뷔 전의 일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죄를 물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결국 소속팀이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지난 8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현직 배구선수 학폭(학교 폭력) 피해자'라는 글이 배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해당 글이 10일 보다 큰 커뮤니티로 옮겨지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자매의 공식 사과로 이어졌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김연경과 더불어 여자배구 붐을 쌍끌이해온 수퍼스타들이다. 최고의 실력을 지닌데다 미모와 쌍둥이라는 특성까지 겸비했다. '배구여제' 김연경과 함께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오프시즌 이다영이 FA로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여기에 김연경까지 합류하면서 드림팀을 결성, 그 화제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수식어가 나온 이유다.
정규 시즌 종료까지 각 팀이 5~7경기를 남겨둔 현재,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의 부상 이탈 속에도 2위 GS칼텍스에 승점 8점차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시즌 1위는 '따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나 흔들리기 전까진.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 시점은 중학교 시절이다. 두 사람은 즉각 "피해자들에게 사죄한다. 자숙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후 지난 11일 기업은행 전에 결장했다. 숙소를 떠나 자택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흥국생명 측은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 피해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해당 선수들을 반성시킬 예정이며, 앞으로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두 선수의 은퇴나 국가대표 영구제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자필 사과문만으로 수습될 상황이 아니다. 두 선수의 진심어린 사과와 더불어 대중을 납득시킬 조치가 필요하다.
앞서 프로야구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김유성(김해고)의 학교 폭력 논란 당시 KBO는 개입하지 않았다. 안우진에게 50경기 출전정지를 내린 주체도, 김유성의 지명 철회조치를 취한 주체도 각 구단이었다. 안우진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한 것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다.
이번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 데뷔 전의 이슈인 만큼 연맹은 개입할 책임이 없다. 국가대표는 대한배구협회(KBA), 프로 경기 출전여부는 소속팀의 권한이다.
결국 키는 흥국생명이 쥐고 있다. 흥국생명 측은 "빠른 시일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의 진심어린 사과는 기본이다. 만약 징계가 내려진다면, 대중을 만족시킬만한 징계의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흥국생명의 고민이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던 '국민 여동생' 쌍둥이 자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두 선수는 다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설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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