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제 KBL은 놔줘야 할 때.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 논란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다. 당초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2021 FIBA 아시아컵 A조 예선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연기됐기 때문이다. 대한농구협회는 지난 12일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릴 수 없다는 통지를 받았다. 선수단 출국 하루 전이었다.
당초 필리핀 클락에서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필리핀이 대회 개최 불가를 알리며 카타르로 장소가 옮겨졌다. 카타르도 갑작스럽게 난색을 표했다. FIBA는 곧 재일정을 통보할 예정이다. 당장 언제 대회가 개최될지 모른다. KBL은 이 대회에 대비해 12일부터 23일까지 브레이크 기간을 잡았다. 무의미한 브레이크가 돼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이번 예선전을 앞두고 한국 농구의 출혈이 너무 컸다는 점. KBL 리그가 진행중이었기에, 각 팀의 형평성을 고려해 팀당 1명씩의 선수를 차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나왔고, 각 구단들의 이기주의, 무능한 협회와 KBL의 행정력만 확인하고 말았다.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대회만 잘 치르고 왔다면 다행일 수 있었지만 정작 힘들게 선수들을 뽑아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예선 일정이 곧 다시 잡힐 거라는 점. FIBA는 새 일정 확정까지 10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장소는 다시 필리핀으로 복귀했다. 흘러가는 상황을 볼 때 2월 말 또는 3월 대회 개최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렇게 되면 국제대회 일정은 소화도 못하고, 휴식만 취한채 다시 리그 일정이 재개된다. 그리고 리그가 한창일 때 대표팀 선수들이 차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안그래도 복귀 후 2주 자가 격리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혔던 농구인들인데, 대회 참가에 자가 격리까지 더해지면 해당 선수들이 약 1달의 일정을 뛰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대회가 3월 후반에 열리면 플레이오프 기간에도 뛰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 있었던 논란보다 더 큰 소동이 벌어질 수 있다. 각 팀들이 목숨 걸고 순위 싸움을 해야하는 시기다.
국가대표팀도 매우 중요하다. 그 어떤 일정보다 대표팀이 우선이 돼야하고, 선수들도 사명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이다. 미리 브레이크 기간이 잡혀있다면 모를까, 시즌 중 차출에 자가격리까지 고려하면 KBL도, 구단도, 선수도 타격이 너무 크다. 남자 농구의 근간인 KBL리그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러니 대회 일정이 새로 잡히면, 이번 대표팀은 협회 차원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조직력이 좋은 상무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든, 프로팀들의 1~2년차 선수들 중심의 대표팀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 같은 조 필리핀은 몰라도,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조금 약한 전력의 팀을 꾸려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조 2위만 하면 되기에 무리해서 3전승을 노릴 이유가 없다. 국가대표팀은 늘 최고의 선수들로 꾸려야 한다는 원칙도 물론 맞는 얘기지만, 현실을 인지해가며 그런 논리를 펼쳐야 설득력이 있다.
협회와 KBL 입장에서는 이번 예선이 6월로 연기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리그 플레이오프 일정이 끝나면, 한 구단 한 명 차출 편법 없이 최고의 팀을 꾸릴 수 있다. 여기에 6월 말 리투아니아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전도 열린다. 이 예선을 앞두고 선수들이 아시아컵 예선전을 통해 손발을 맞춘 뒤 올림픽 예선까지 소화하면 금상첨화다. 협회는 FIBA에 6월 개최를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
하지만 FIBA의 일방적 소통 사례들을 볼 때, 우리 바람대로 일정이 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플랜B를 확실히 마련해놔야 한다. 다시 한 번 대표 선발 문제로 잡음이 생기면 농구에 대한 패늘의 신뢰는 더욱 무너질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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