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로 번진 학교 폭력 이슈. 확산일로다.
지난 19일 한화 이글스 선수에 이어 21일에는 수도권 선수 2명에 대한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모두 선수 실명을 거론하며 피해를 주장했다.
일련의 사건들. 끝이 아닌 시작일 공산이 크다.
야구는 가장 많은 선수가 참여하는 단체 스포츠 중 하나. 경기 시간도 길고 합숙 등 공동 생활 시간도 길다. 특히 과거에는 규율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학창 시절 지도자나 선후배 간 신체 접촉이 빈번했다. '얼차려'와 '폭행'의 구분도 불명확한 부분도 있다.
'학폭 이슈'는 시간이 흐를 수록 사회적으로 엄중하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
과거의 기준과 현재의 기준이 충돌하면서 릴레이 폭로로 이어지고 있다. 10개 구단 어디도 예외일 수 없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진실 공방. 사실 규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해당 구단으로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어지는 '학폭 사건'. 구단 마다 중립적이고 객관화 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
사건이 터지면 최대한 정해진 절차를 따라 진실에 접근해 가야 한다. 자칫 섣부르게 대응하면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첫 사건에 대한 한화 이글스의 대응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첫 폭로가 터진 19일 늦은 밤, 한화 구단은 지체 없이 확인 작업에 나섰다.
해당 선수는 "잘 모르는 분"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구단은 새벽 늦은 시간까지 해당 선수의 주장을 근거로 경위 파악에 주력했다.
다음날인 20일에는 해당 글 게시자와 증인들을 적극 수소문 해 접촉했다. 피해 호소인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가 지정해 준 주위 증언자와도 접촉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의 오래 전 일인데다, 당사자들의 기억이 희미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실패했다. 피해 호소인도 '피해 사실은 분명하고 계속 주장하겠지만, 더 이상 증거와 증인이 남아있지 않다'고 글을 올렸다.
한화 구단은 언론을 통한 팬들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사건 발생 다음날인 20일 오후 경위 파악 과정에 대한 중간 보고 차원의 보도자료를 냈다. 전방위 노력에도 구체적 증거가 확보되지 않자 한화는 21일 '구단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본 결과, 당사자들 간의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학폭위 개최 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안타깝지만 구단의 권한 범위 내에서는 더 이상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이슈의 심각성을 깊게 느낀다. 만약 이번 사안이 사실일 경우 당 구단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사실이 아닐 경우 구단차원에서도 향후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피해 호소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 적절한 대응이었다.
실제 피해 호소인도 SNS를 통해 "한화 이글스 구단이 제게 압박을 줬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고 들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먼저 연락을 주셨고, 중립적 위치에서 진상 조사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며 진실을 밝히려는 한화의 대응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중립적 입장에서 해당 선수와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전 과정을 투명하게 팬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한화 구단의 대응. 앞으로도 이어질 '학폭 논란'의 매뉴얼이 될 만한 사례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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