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구FC와 정승원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대구는 지난달 27일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을 치렀다. 1대1 무승부. 아쉬웠던 건 오른쪽 측면에서 힘을 보태줄 정승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후성이 선발로 출전해 전반전을 열심히 뛰어줬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승원은 시즌 개막까지도 구단과의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해 수원전을 뛸 수 없었다. 연봉 조정 위원회는 4일 열린다. 이후 어떻게든 결론이 날 전망.
그런데 왜 선수와 구단이 연봉 조정까지 가게 된 것일까. 정승원은 대구가 키워낸 스타 플레이어다. 좋은 실력에, 연예인 뺨 치는 외모로 일찍부터 스타 반열에 올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중이다.
대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대원, 류재문, 김선민, 신창무 등 주축 국내 선수들을 많이 잃었다. 그런 가운데 정승원은 꼭 지켜내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조현우(울산)가 떠난 후 팀의 간판과 다름 없었다.
정승원은 이번 시즌 후 대구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그래서 대구는 정승원과의 연장 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문제는 선수측에서 제대로 협상을 하지도 않고, 대구와의 연장 계약을 거부한 것.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더 폭넓은 선택지를 갖고 싶다는 뜻이었다.
선수가 합법적으로 원할 수 있는 권리이기는 하지만, 대구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리 없었다. 사실상 올시즌을 끝으로 대구를 떠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이기 때문. 시민 구단으로 대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대구를 떠나 더 많은 돈을 안길 구단을 찾겠다는 걸로밖에 해석이 안된다.
대구는 또 다른 젊은 스타였던 김대원을 강원FC로 떠나보냈다. 김대원도 올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대구는 시즌 종료 후 김대원을 잡지 못할 거라면, 이적료라도 받는다는 냉철한 판단을 했다. 정승원도 김대원처럼 했다면 보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승원은 김대원과 달리 새로 갈 팀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대구는 의리를 지키려 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선수지만 선수 사기를 위해, 지난해보다 많이 오른 연봉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승원은 시즌 연봉 계약마저 거부했다. 그동안 구단이 지켜온 연봉 인상 기준을 깨뜨릴 금액만 요구한 것이다. 대구는 정승원 대우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사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승원 요구대로 해주면, 먼저 사인을 한 선수들만 손해를 보는 일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연봉 조정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미 대구와 정승원 사이 틈이 생겨버렸다는 것이다. 만약, 정승원이 패할 경우 이 선수가 마음을 다잡고 이번 시즌 집중할 수 있을까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
정승원이 FA가 돼 더 큰 팀으로 가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면, 일단 대구에서 불협 화음 없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훗날을 도모하는 게 맞았다. 대구에서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그의 도쿄 올림픽 출전 꿈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활약을 중요 평가 잣대로 생각하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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