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류지혁(27)에게 2020년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지난해 6월 두산 베어스에서 KIA로 트레이드 통보를 받고 박건우를 껴안고 5분간 펑펑 울었던 그였다. "KIA에선 반드시 주전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류지혁은 꿈을 이뤘다. 주전 3루수로 중용받았다. 넘친 의욕과 성적은 비례했다. 5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꿈은 5일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제대로 잡혔다. 지난해 6월 14일 문학 SK전 이후 시즌을 접어야 했다.
지독하게 운이 없었던 류지혁은 오랜 재활 끝에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완벽에 가까운 몸을 만들었다. 비 시즌 햄스트링 재발 방지를 위해 하체 훈련에 집중했다. 화두는 '건강함'이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류지혁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연습경기까지 건너뛰고 세 번째 연습경기부터 류지혁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2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시켰다. 다만 이날도 두 타석밖에 부여하지 않았다. 부족한 타석수는 다음 날 라이브 배팅으로 채웠다.
"KIA에서 주전을 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류지혁은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핫 코너' 3루에 주전 류지혁, 백업 나주환으로 구성했다. 류지혁처럼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뒤 3루를 지켰던 김태진은 2루수 김선빈의 백업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날 류지혁은 안타쇼를 펼쳤다. 2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의 변화구를 받아쳐 팀의 첫 안타를 배달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둬 정확하게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잘 밀어쳐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때려냈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쳤다. 역시 뷰캐넌의 공을 잡아당겨 출루했다. 다만 2회와 4회 모두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류지혁은 1-7로 크게 뒤진 6회에도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한 뒤 이창진과 한승택의 연속 볼넷에 이어 상대 3루수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이날 류지혁은 매 타석 리드오프 역할을 했다. 자신의 앞에 주자가 없었다. 출루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볼넷을 얻은 것이 아닌 모두 안타를 때려내 누상에 나갔다. 득점권이었으면 타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클린업 트리오 중에선 이날 최형우만 제 몫을 했다. 2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나지완은 3타수 무안타 2삼진 1병살,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터커를 중심타선에서 내리기 어렵다고 가정한다면 나지완 대신 류지혁이 중심타선의 한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적임자다.
아직 시범경기가 한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나지완도 자신의 몫을 해줄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 다만 나지완의 타격 부진시 류지혁은 클린업 트리오에 합류할 1옵션이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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