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작은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엄청난 후폭풍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나비효과'의 기본 원리가 올 시즌 K리그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성남FC가 시즌 초반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전력으로 순위 변동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2002 한일월드컵 영웅'인 김남일 감독을 선임한 성남은 새 감독 임기 첫 해에 다소 부진했다. 김 감독은 '재미있는 축구'를 표방하며 호기롭게 감독 데뷔 첫 시즌에 대한 출사표를 던졌지만, 시즌 중반 이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순위 하락을 막지 못했다. 결국 파이널B로 밀렸고, 험난한 '잔류전쟁'까지 벌여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10위로 간신히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것이 그나마 거둔 소득이었다.
그런데 김 감독 부임 2년차에 접어든 올해 성남의 모습은 지난해와 사뭇 달라졌다. 물론 지난해 초반에서 성남은 '반짝 상승세'를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또 양상이 다르다. 성남은 팀별 6경기를 치르고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든 현재 리그 5위(3승2무1패)를 기록 중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 무승부에 이어 수원 삼성을 상대로 치른 2차전 패배로 불안감을 안겼던 성남은 3라운드에 만난 강적 FC서울전을 계기로 살아났다. 이 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긴 성남은 이때부터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 행진 중이다.
이 같은 성남의 선전은 사실 예상 밖이다. 지난해 보여준 모습이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던 데다 선수 보강 면에서도 크게 이목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보니 성남은 철저히 내실을 추구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새 시즌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았다. 철저히 팀에 필요한 포지션 플레이어를 끌어 모았고, 외국인 선수 역시 팀에 맞는 스타일로 구성했다.
또한 훈련 스타일도 바꿨다. 지난해 시즌 중후반 이후 성적 하락의 원인을 체력 저하에서 찾은 김 감독은 첫 시즌과 달리 이번 겨울 훈련 때는 체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성남의 올 시즌 플레이는 활력이 넘친다. 또한 성남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비 조직력 강화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올 시즌 성남은 '짠물축구'의 팀 컬러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해 성남은 12개 구단 중 가장 적은 3실점 중이다. 수원 삼성, 제주 유나이티드와 함께 가장 적다. 6경기 중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렇게 일단 수비 벽을 두텁게 한 뒤에 상대의 빈틈을 노린 '원샷원킬' 역습으로 재미를 본다. 골 결정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가능한 전술이다. 올해 성남은 12구단 중 네 번째로 적은 유효슈팅(29개)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5득점(공동 9위)을 기록중이다. 득점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찬스에서는 착실히 득점하는 모습이 나온다.
결국 이러한 내실의 강화 덕분에 성남은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대 밖의 선전은 타 구단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축구팬들의 흥미도 자극한다. 역동적인 순위 변화의 중심에 성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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