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던지는 투수도, 보는 벤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시범경기 첫 등판은 '악몽'이었다. 한화 이글스 타자들을 상대로 1회에만 59개의 공을 던졌다. 들쭉날쭉한 제구가 잡히질 않았고, 어쩌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도 심판의 콜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안타는 3개에 불과했고, 삼진도 두개를 잡았으나 볼넷을 5개나 내주면서 7실점 했다. 결과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시범경기, 개막시리즈 등판에 포커스를 맞춘 미란다의 실전 구위 점검 무대라고 생각해도 내용과 결과 모두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팔짱을 낀 채 미란다의 투구를 지켜볼 뿐이었다.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뛰었던 미란다는 영입 당시 150㎞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다. 시범경기에 앞서 치른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또다른 새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함께 알칸타라-플렉센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점점 우려로 바뀌고 있다.
이럼에도 김 감독은 세간의 시선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그는 미란다의 등판 이튿날인 23일 한화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는데 출발이 좋지 않아 염려스럽다. 초반이라 힘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게 위안이 될 지 싶다"며 "앞으로 (미란다가) 두 번 정도 더 나가게 된다. 잘 던지는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란다의 투구 소감에 대한 보고나 대화를 나눈 부분에 대해 묻자 "내가 물어볼 게 뭐 있나. 나는 원래 외국인 투수들과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는다"고 웃은 뒤 "묻지도 않고 보고도 안 받았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수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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