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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항상 겸손하길" 1군 선발 진입 앞둔 김진욱, 바라보는 '은사'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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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너라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몸관리 잘하고, 욕심내지 마라."

말 그대로 초고교급 투수다. 고교 시절 성적은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을 능가한다. 올봄에도 벌써 최고 147㎞, 평균 145㎞를 찍는 평균 구속이 예사롭지 않다. 마인드와 경기 운영 능력은 구위보다 더 호평받는다. 1군 무대에서의 증명만 남았다.

하지만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에게도 1군 마운드는 떨리는 무대였다. 지난 21일 데뷔 첫 1군 실전(시범경기) 등판에서 스트레이트 볼넷 포함 첫 7구를 모두 볼로 던지는 모습에서 19세 소년다운 속내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긴장감을 털어낸 김진욱은 이날 이용규 이정후 박병호 등 간판 타자들이 총출동한 키움을 상대로 2⅔이닝 동안 2볼넷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김진욱이 초조한 마음을 가다듬는 방법은 '은사' 최재호 강릉고 감독과의 통화다. 김진욱은 1군 등록을 앞둔 14일, 데뷔 첫 1군(시범경기) 실전 등판을 앞둔 19일 최 감독에게 꼬박꼬박 전화를 걸었다. 키움 전을 마친 뒤에도 마찬가지다.

"오늘 잘했냐? 물으니 '잘 던졌습니다. 2⅔이닝 동안 한점도 안 줬습니다. 안타도 안 맞았습니다' 하더라. 씩씩한 목소리에 참 뿌듯했다."

스프링캠프 시작 때만 해도 김진욱은 롯데 선발 후보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캠프가 진행되면서 '공이 정말 좋다'는 호평이 연신 쏟아졌다. 이에 1군으로 불러 불펜투구를 지켜본 허문회 감독도 반했다. 최소 대체선발 1순위, 어쩌면 선발 한 자리를 다투는 위치로 급부상했다.

첫 경기에서 김진욱이 결정구로 활용한 공은 커브였다. '오늘 커브가 좋다'는 포수 김준태의 조언에 따른 것. 최 감독은 "프로 선수들은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고교 시절 주로 쓰던 슬라이더보다는 커브를 써보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슬라이더는 어설프면 바로 큰거 맞는다. 김진욱의 커브는 각이 굉장히 좋으니까, 잘 안돼도 (슬라이더 던지면)홈런 맞을 상황이 단타로 바뀔 거 같았다. 그래도 프로에서 커브를 열심히 연습한 모양이다. 기특하다."

최 감독은 "항상 더 잘하라고 혼을 냈는데, 이제 혼낼게 없어서 큰일"이라며 웃었다. 이어 "올한해 프로에서 많이 얻어맞다보면 아픈 만큼 성숙해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은사'다운 충고도 잊지 않았다.

"잘 던진다고 으쓱해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길 바란다. 올한해 몸관리 잘해서 '강릉고 김진욱'이란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김진욱은 오는 26일 두번째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노경은 이승헌 서준원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선발 한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