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백명선 판씨네마 대표가 휴먼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를 배급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과정을 고백했다.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신작이다. '문라이트'(17, 배리 젠킨스 감독) '플로리다 프로젝트'(18, 션 베이커 감독) '유전'(18, 아리 에스터 감독) 등을 만든 A24가 투자를 맡고 '노예 12년'(14, 스티브 맥퀸 감독) '월드워Z'(13, 마크 포스터 감독) '옥자'(17, 봉준호 감독) 등을 제작한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플랜 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미국 영화다.
이러한 '미나리'를 수입·배급해 지난 3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한 백명선 대표는 "이민 이야기를 다룬 '미나리'가 혹여 국내 관객에게 거리감과 적대감을 안길까 우려도 컸다"고 고백했다.
백명선 대표는 "지난해 2월 A24의 추천으로 '미나리'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한국계 미국 신예 감독, 저예산 독립영화, 한인 이민 1세대 이야기, 115분의 긴 러닝타임 등 배급하기에 리스크가 컸던 작품이었다. 국내 관객이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에 얼마나 호응을 해줄지 걱정이 컸다. 블록버스터도 살아남기 힘든 코로나19 시국의 극장가에 '미나리'는 여러모로 의문과 우려, 고민하게 만드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막상 '미나리'를 보고 난 뒤 이러한 우려와 걱정은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배급을 결정하기 전 직원들과 다 같이 시사회를 했는데 다들 잔잔한 영화를 먹먹하게 봤다고 하더라. 심지어 시사 DCP(극장 상영 디지털 포맷) 작업을 하는 엔지니어조차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며 "저예산, 독립 영화라고 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원래 독립 영화 자체가 저예산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형적이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는 경우가 많은데 '미나리'는 전혀 전형적이지 않았다. '이 영화를 반드시 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백명선 대표는 " '이렇게 한국적인 드라마를 가진 영화인데 어떻게 미국 관객에게 선보일 생각을 했지?'라며 미국 배급을 걱정할 정도였다. 그런데 또 '미나리'의 한국적인 정서가 비단 한국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알고 보면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가족애라는 느끼게 됐다"고 의미를 더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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