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내가 많이 힘들어한다. 정말 열심히 나 보살피고 있는데 이런 기사가 나와서 안타깝다."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은 답답한 모습이었다. 오죽 안타까웠으면, 한차례 더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쉬움을 드러냈을까.
29일 오전, 유 감독은 자신의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 위독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유 감독은 오후 다시 한번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유 감독은 "아내가 처음 기사를 접하고 무척 괴로워했다. 힘든 상황에서 나만 생각하고 옆에서 고생한 사람이다. 그런데 위독이란 기사가 나오니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지 않나"고 했다.
28일 유 감독의 위독설이 보도됐다. '유 감독의 한쪽 눈이 실명될 정도로 위독한 상황이고, 한 병원에서 가족 위문도 안될 정도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할 정도로 호전되고 있던 유 감독의 갑작스런 위독설에 많은 팬들이 걱정했다.
사실 이 이야기는 1월말, 2월초 버전이다. 유 감독이 몸에 이상이 온 것은 지난 1월 초. 유 감독은 갑작스레 두통을 호소했고, 진단 결과 뇌쪽으로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유 감독은 정확히 1월12일 시술을 받았다. 이날까지 유 감독은 기자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
이후 상황이 나빠졌다. 유 감독 몸상태에 대한 여러 소문들이 돌았다. 이때 소문이 보도된 '유 감독 위독설'의 내용과 같다. 이 무렵이 1월말, 2월 초다. 이때까지는 기자를 포함해, 유 감독 지인들도 연락이 닿질 않았다. 유 감독이 '정말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아무도 유 감독의 정확한 몸상태는 몰랐다. 주치의, 가족만이 알고 있었다. 유 감독은 "그때는 정말 안좋았다. 내가 쓰러진지도 모르고 쓰러졌다더라. 한참 뒤에 깨어나고 그랬다"고 했다. 이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통화를 하거나 그러지는 못했다.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무엇보다 아내가 치료만 생각하라고 외부와 차단을 원했다"고 했다.
그러다 2월말쯤 희망적인 소식이 들렸다. 유 감독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유 감독 측근은 "감독님이 통원치료를 받고 있고, 이제 햄버거를 드실 정도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유 감독과 직접 통화를 했다는 에이전트도 나왔다. 유 감독 지근거리에 있는 한 에이전트는 "유 감독님 아내분과 꾸준히 통화하고 있다. 상황이 처음에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유 감독은 2월부터 방사선 치료를 재개했다. 이때 병원 측에서 입원과 통원을 택하라고 했고, 유 감독은 집에서 지내며 통원치료를 하겠다고 했다. 유 감독은 "이때부터 확실히 좋아졌다. 물론 거동이 불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실명을 하고 그런 것은 없었다. 항암치료 받을때 눈에 피로가 온게 실명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했다.
유 감독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려줬다. 계속된 치료로 다소 어눌한 말투였지만, 메시지는 또렷했다. 그는 "지금 밥도 잘먹고, 텔레비전도 본다. 내가 실명을 했다면 어떻게 텔레비전을 보겠는가. 이제 목소리도, 발음도 좋아져서 사람들과 통화도 하고 할 생각"이라며 "췌장쪽은 처음에 이야기했던대로 많이 좋아졌다. 뇌로 전이된게 문제인데, 지금 모습을 보면 괜찮아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4월 MRI 촬영을 하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 감독이 통화를 하는 내내, 아내는 안부를 묻는 전화를 받고, 설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유 감독은 마지막으로 "오보로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나부터 힘이 빠진다"며 "그래도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신 덕분에 좋아지고 있다. 팬들에게 약속한대로 반드시 병마를 이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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